전쟁 성 노예는 인간이 저지르는 가장 악독한 범죄 중 하나다. 전쟁 범죄 처벌에 시효를 두지 않고, 피해자들을 보호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2018년 노벨평화상 수상의 영예는 드니 무퀘게와 나디아 무라드가 안았다. 뜻 깊다. 전쟁 성범죄와 싸워온 인권운동가들이다. 노벨위원회는 두 수상자에 대해 전쟁범죄(전쟁 무기로서의 성폭력)와 싸우고 그에 관한 주의를 환기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소개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산부인과 의사인 무퀘게는 내전과정에서 반군에게 성폭행을 당한 여성 피해자 수천 명을 치료하고 재활하는 일에 일생을 바쳤다. 이라크 소수민족인 야지디족 여성인 무라드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성노예라는 트라우마를 딛고, 국제사회에 IS의 만행을 고발해왔다. 전쟁과 무력분쟁 과정에서 발생한 성폭력을 종식하는 노력을 하는 데 국내외적으로 가장 중요한 상징적 인물들이다.

이런 사실에 비춰 일본이 저지른 종군위안부 범죄는 가장 지독한 전쟁 범죄임을 되새기게 한다. 일본 측이 이제라도 ‘전쟁 범죄’라는 인류 양심에 비춰 진정한 사죄와 배상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아베 신조(安倍晉條) 정부는 한 맺힌 세월을 산 위안부 할머니들의 청춘과 명예를 단 돈 몇 푼으로 상쇄하겠다는 ‘꼼수’를 철회하고 양심을 회복해야 마땅하다.

현실은 아니다. 반성은커녕 '전쟁 가능한 일본'을 향해 폭주하고 있다. 예컨대 일본은 결국 10일 제주에서 열린 국제 관함식에 함정을 보내지 않고 불참했다. 이유는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를 게양한 해상자위대 군함을 보내겠다고 주장한 게 비판받았기 때문이다. 욱일기의 실체는 소름을 돋게 하는 죄악 그 자체다. 일본이 태평양 전쟁 때 사용한 '대동아 깃발'로 일본 군국주의 망령과 제국주의의 상징으로 인식된다. 일본의 극우화를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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