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군2함대 보급지원대 김덕규 병장(가운데 앉아있는 장병)이 해군 복무 중에 취득한 자격증 15개를 펼쳐 보이며, 소속 부대원들과 환하게 웃고 있다. 해군은 장병 취업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
▲ 해군2함대 보급지원대 김덕규 병장(가장 오른쪽 장병)이 해군 복무 중에 취득한 자격증 15개를 소속 부대원들과 함께 들어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해군은 장병 취업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
-해군2함대 보급지원대 소속 김덕규 병장, 일과 후 야간 시간 활용해 자격증 공부 이어가
-자격증 관련서적 구비, 야간 독서실 개방 등 해군의 청년장병 취업지원 정책이 도움
해군 장병이 군(軍) 복무 중에 15개의 자격증을 취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해군2함대 보급지원대 소속 김덕규 병장(26).
김 병장은 지난 2017년 5월 자대(自隊) 배치 이후 1월 11일 전역하는 날까지 2달에 1개 이상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 병장이 해군 복무 중에 취득한 자격증은 무역․회계 분야 8개, 행정․실무 분야 5개, 교양 분야 2개로 총 15개에 이른다.
김덕규 병장은 동국대학교 국제통상학과를 다니다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해군에 입대했다. 그는 대학생 시절에도 취업을 위해 전공 관련 자격증을 5개나 취득했다. 이러한 김 병장의 노력은 입대 후에도 계속됐다.
다만 군(軍)과 사회는 환경이 달랐다. 그때 힘이 된 것이 같은 부대에 근무했던 김우진 예비역 병장(22세)이다. 지난해 7월 전역한 김우진 (예)병장도 해군 복무 중에 15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당시 일병이던 김 병장은 김우진 병장을 부대 독서실에서 처음 만났고, 이에 용기를 얻어 자격증 공부를 결심했다.
물론 쉽지는 않았다. 김 병장의 부대 직책은 유류병. 함정에서 발생한 빌지(Bilge)를 처리해주는 임무를 수행한다. 빌지는 함정 밑바닥에 고여 있는 물과 기름의 혼합물이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생활관으로 복귀하면 온 몸에 기름 냄새가 배는 고된 일이다. 그럼에도 김 병장은 모범적인 군(軍)생활로 지난해 2함대사령관 상장과 군수전대장 상장을 받았다.
힘든 여건 속에서 김 병장에게 도움이 된 것은 해군의 취업지원 정책이다. 해군은 청년장병들의 취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자격증 취득을 장려해왔다. 이를 위해 부대별 자격증 관련 도서를 구비하고 독서실과 사이버지식정보방 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야간에도 장병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덕규 병장의 자격증 공부도 여기서 시작됐다. 처음 배치 받은 부대의 도서관을 둘러보던 김 병장의 눈에 유통관리사 도서가 들어왔고, 그때 부대에서도 자신의 전공을 살려 자격증을 취득해보자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부대가 장병들의 자격증 취득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비치해놓은 서적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김 병장은 주로 부대 독서실과 사이버지식정보방을 활용했다. 부대는 장병들의 학업 분위기 조성을 위해 평일은 밤 12시까지, 휴일 전날에는 무제한으로 독서실을 개방했다. 또한 사이버지식정보방도 학업 목적에 한해 자정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김 병장은 공부 시작 2개월 만인 2017년 7월 군(軍) 복무 중 처음으로 유통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김 병장의 자격증 공부는 부대 내 ‘자격증 취득 붐(Boom)’을 일으켰다. 매달 늘어가는 김 병장의 자격증을 보며 전역 후 진로를 고민하던 장병들이 하나 둘씩 공부에 동참하기 시작한 것이다.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나 한국사처럼 취업 공통 자격증의 경우에는 함께 공부하는 스터디 그룹도 생겨났다. 김 병장은 동료 장병들에게 자신이 겪었던 시행착오나 자격증 취득 노하우에 대해 알려주며 부대 내 자기개발 분위기를 이끌었다.
지난해 8월에는 김 병장과 같이 공부하던 장병 5명이, 11월에는 장병 3명이 함께 자격증을 취득했다. 대부분 김 병장과 동일한 자격증이다. 김 병장과 장병들이 함께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공부한 결과다.
김덕규 병장은 “부대에서 열심히 임무를 수행하면서 일과 이후에 자격증 공부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모두 놓치기 싫었다”라며 “다행히 부대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해줘 스스로의 목표를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한 김 병장은 “해군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멋지게 살아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해군은 국방부의 ‘청년장병 취업 활성화 대책’을 기반으로 ▴개인 취업역량 강화 ▴정보제공과 진로교육 확대 ▴권역별 취업 등으로 구성된 ‘해군 취업지원 종합대책’을 수립해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해군은 장병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에듀윌과 협약을 맺고 온라인 교육과정 수강료를 할인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지난해에는 시범적으로 2함대 내에서 YBM과 한국토익위원회가 주관하는 토익시험을 월 1회 시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해군은 장병들의 원활한 취업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 중이다.
청년장병 취업 지원 정책을 주관하는 이상곤 해군본부 전직지원정책과장(대령)은 “해군은 장병들이 전역 후에도 경력에 공백 없이 바로 좋은 일자리에 취직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며 “이번 김덕규 병장이 군 복무 중에 열심히 공부해 자격증을 많이 취득했던 것처럼, 더 많은 장병들이 일과 이후 자기계발에 충실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