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은 정치인, 정당, 심지어 대통령에 대한 갑질 행위를 중단해야 합니다. 조계종이 정치에 개입하거나, 정치인들에게 갑질하는 것은 결코 불교계에도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불교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합니다.​

지난해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는 이태리 교황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바티칸 한반도평화 특별미사 생방송을 문제삼아 '특정종교에 대한 과도한 모습으로 비춰진다'고 신랄하게 비난한 바 있습니다. 이같은 조계종과는 대조적으로 당시 개신교계는 이를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황교안 대표가 기독교인으로서 신앙 양심상 우상숭배를 금지한 십계명을 어길수 없어서 불교식 예법에 따라 합장과 관불식에 참여하지 않은 것을 문제삼아 '개인의 신앙이 우선이면 공당의 대표직을 내려 놓으라'고 도를 넘어선 비난을 한 것입니다.​

조계종은 종교와 정치를 혼동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예법은 기독교인만 지킬 의무가 있고, 불교 예법은 불교인만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단지 정치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조계종이 초파일을 축하하러온 기독교인에게 불교 예법을 강요하는 것은 타 종교에 대한 폭압, 무관용이자, 종교 갑질이 아니면 무엇입니까?​

그런데, 조계종은 보도자료에서 '다양성의 범주에서 서로 다른 입장과 견해를 존중하고 이해해하려고 하는 자세가 그 어느때 보다 요구되는 시기'라고 논평했습니다. 말이야 바른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바른 말을 조계종 자신부터 새겨 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불교의 한 종파로서 조계종은 속세에 연연하는 이익집단이나 정치집단이 아닙니다. 정치인에 대해 갑질보다는 불교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합니다. 더 나아가 조계종이 정녕 타 종교에 대한 이해와 관용, 포용의 종교라면, 대통령과 제1야당 당대표의 신앙의 자유까지 억압해선 안 될 것입니다.​

김형남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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