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나의 신 

신은 어디에 계실까요

신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요

하지만 드넓은 우주 속에서 그

언젠가부터

인내로 익어 영근 우리들 속에서 인연으로 만난 당신이겠지요

 

당신이 나를 사랑할 때

당신은 나의 신이 되고

내가 당신을 사랑할 때

나는 당신의 신이 되는 것이겠지요

 

미완성 교향곡이 더 아름답듯이

따듯한 그 마음으로

그윽하게 보듬으며

부족함을 채워주고 보살펴주기 위해 우리는 여기에

존재하고 있는 줄도 몰라요

 

사랑하는 것은

태양의 따듯함처럼

메마른 대지의 갈증을 풀어주는 소나기처럼

계산이 없는 목적으로

 

정말 신이 계시다면

아마도

경계가 없는 하늘처럼

이러한 사랑을 가르치시는 존재가 아닐런지요

 

사랑은 한 줄기 영혼을 불태우는 혼불

신은 우리들이 서로 사랑하라고 당신이라는 몸으로 고요히 다가오시는 분이시지요

 

저 높은 하늘의 태양만이 아닌

인간과 인간의 가슴으로

뜨겁고 전율이 흐르는 보이지 않는 태양

땅에서 눈부시게 뜨는 태양

 

당신은 나의 사랑

한줄기 영혼으로 태우는 혼불

사랑의 혼불이여

 

2018.10.28

정릉 골짜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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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나는 말하고 싶다

태양은 하늘에 떠서 그 뜨거운 열기의 온기와 빛으로 온 생명을 키워 아름답게 만들지만

 

또한 우리들 역시 따듯한 태양 빛을 머금고 만물의 영장으로 살고 있다

 

서로를 끌어안는 마음

그것은 따듯하지만 보이지 않는 태양

 

마음으로 서로를 전달하는 따사로움의 미소가 흐르며 그 따사로움이 전달되는

마음하나 하나가 인간의 숲을 밝히는 것이라

생각되어

사람 사는 땅을 비추는 태양 이라 시인은 말하고 싶다

 

마음 하나하나가 인간의 숲을 밝히는 태양이다

 

그대가 나를 사랑하고 지켜주는데 뭐가 두려운가

 

역설적 인지는 모르겠지만

남을 사랑하는 마음이 많은 자는 신으로부터의 도움을 바라지 않는다

내가 따듯함으로 손을 내밀어 주기에~

▲ 시인 현미정

약력 / 등단 2006년, 월간문학 민조시 시등단

저서 / 시집 『밀어』, 동화 『썬그라스를 쓴 두더지와 한강제비』 외 다수

순수문학상/ 불교문학 대상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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