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2019년도 봄학기 종강예배를 드리고 있다. 여러분, 한 학기 동안 수고 많았다. 이제 기말 고사를 마지막으로 여러분은 여름 방학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여름 방학을 알차게 보내기 바란다. 지금까지 하지 못한 새로운 모험을 시작해 보라. 젊음은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특권이다. 새로운 일을 해 보라. 여행을 해도 좋다. 노동현장에서 땀을 흘려도 좋다. 국토를 순례하는 일을 해 보아도 좋다. 외국으로 나가 새로운 문물을 경험하는 것도 좋다. 집에서 쉬면서 책을 읽어도 좋다. 학기 중에 만나지 못한 친구와 깊은 우정을 나누어도 좋다, 가을 학기가 시작되어 돌아 올 때 검게 그을린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오라. 건강하게 다시 돌아 올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다.

다만 여름 방학을 앞두고 여러 가지 일을 계획하고 있는 여러분에게 유의해야 할 몇 가지를 말씀 드리려고 한다. 오늘 사도 바울은 마지막 때가 이를 것인데 그 때 사람들이 살아가는 형태를 말씀해 주고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매일 매일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면, 이 말은 바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이라 해석해도 무방할 것이다.

첫째, 자기를 사랑하는 삶에서 돌아서야 한다고 했다. 물론 사람은 자기를 사랑해야 한다.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어찌 남을 사랑할 수 있겠는가?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모든 것을 자기중심으로 자기에 이익이 되는 형식으로 다른 사람이나 자연과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신학자 폴 틸리히는 우리 인류의 조상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은 것을 자기중심적인 생각이나 행동으로 해석했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자연 환경을 자기중심적으로 대우한다는 것이다. 여름 방학을 앞두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고 남을 이용하고, 자연을 자기의 이익을 위해 함부로 파괴하는 삶을 버리기 바란다. 도리어 남과 더불어 살고,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여러분이 되라.

둘째, 돈을 사랑하는 것에서 돌아서라는 것이다. 돈은 소중하다. 돈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돈은 물건의 값을 매기고, 물건과 서비스가 교환될 수 있도록 매개체 역할을 한다. 돈은 자본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돈은 우리에게 반드시 있어야 할 중요한 도구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인격을 파괴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 것을 방해한다면, 그리하여 다른 어떤 것 보다 돈에 가치를 우선적으로 둔다면, 돈은 인간을 파멸시키는 도구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필요를 채워 주어야 할 돈이 도리어 우리의 주인이 되면 우리의 삶은 불행해 진다. 돈 때문에 가정이 파괴되고 가족들이 자살하고 다른 사람들을 피눈물을 흘리게 한다면 불행의 씨앗이다. 여러분, 돈 보다는 이웃을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고 부모를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사납고 절제하지 못하는 삶을 치유하는 계기로 삼으라. 뜨거운 태양 빛 아래 묵묵히 걸으며, 나의 성격 중 고쳐야 할 것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 보라. 언제나 반성하며 자신의 삶을 한 단계 더 높이는 계기로 삼으라. 이것이 경건한 사람이 갖는 삶의 자세이다. 하늘의 뜻이란 자기가 하고 싶어도 참아야 하는 일이 있고, 자기가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그래서 삼가고, 남을 배려하고 자신의 성정을 다스리는 것을 말한다. 이번 방학에 자신의 삶을 한 번 더 고양시키는 놀라운 은총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 구춘서 목사

구춘서 목사 (현 한일장신대학교 총장)

저서/

• 『허물고 다시 짓는 신학세계』, 2004. 대한기독교서회

• 『탈현대시대 신학하기』, 2008. 한국장로교출판사

• 『신론』(공저), 2012. 대한기독교서회

저작권자 © 새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