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및 강원 북부지역 중심으로 아프리카 돼지 열병(ASF)이 번지고 있다. 야생에서 자라는 멧돼지가 아닌 양돈농장에서 키우는 이른바 ‘집돼지’들에서 발병하고 있다. 농장에서 키우는 돼지는 작년 9월 16일 국내에서 처음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했으나, 작년 10월 9일 이후로는 발생 사례가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로 인간의 삶이 위협당하는 실정인데 ASF마저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ASF에 감염됐거나 감염 우려로 인해 살처분 된 돼지는 총 38만963마리에 달한다. 또 6만5557마리는 수매돼 도살됐다. 총 44만6520마리의 돼지가 ASF로 인해 죽었다. 이후 1년여간 ASF가 재발하지 않았다가 이번에 다시 발병한 것이다.

마침 경기도가 지난 달 가평군 광역울타리 설치 바깥 지역에서 ASF 확진 멧돼지 폐사체 6건이 발견됨에 따라 도내 확산 방지를 위한 후속 대응책을 추진해 방역 결과가 주목된다. 경기도는 11월 28일 폐사체 발견 직후 환경부, 가평군, 전문가 등과 함께 현장을 방문해 폐사체 발견지점 주변 2차 울타리 설치와 추가 광역울타리 설치에 대해 논의했다. 이후 환경부에 북한강 라인을 따라 추가 광역울타리를 설치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어 도는 1일 폐사체 발견 인근 멧돼지 주요 이동 길목에 임시윤형울타리를 설치하고 멧돼지 기피제를 살포했으며, 추가 광역울타리 설치 전까지 설악면과 청평면 삼회리를 제외한 가평 전 지역에서 틀·트랩 등 포획도구를 활용한 포획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10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경기도 ASF대응 2차 포획단’은 포천에 이어 현재 남양주시 일대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민 등의 협조도 요청된다. 경기도내 아프리카돼지열병 추가 발생과 확산을 막을 수 있도록 관내 엽사와 양돈 농가는 방역지침을 철저히 준수, 감염원이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은 산악지대 출입을 최대한 자제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 관련 지자체와 농가는 코로나19 바이러스뿐 아니라 ASF를 막기 위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살처분 조치를 받은 양돈 농가는 일 년 넘게 사실상 휴업 상태에서 고통받고 있다. 최선의 대응은 차단 방역과 예찰 강화, 예방접종뿐이다. 양축 농가에서도 소독 등 차단방역에 자율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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