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영찬 논설위원

한국 대표적인 보수 정당의 판을 바꾸는 것은 바로 한국 정치판을 바꾸는 것이다.

한국 보수 정당의 철옹성 같은 울타리 안인 ‘TK목장의 결투’에서 승리한 이준석 대표는 한국정당사에 첫 30대 원외 보수 정당의 대표로 탄생해 한국 정치판을 흔들 것으로 기대된다. TK라는 단어의 탄생은 대구 경북의 영문자 첫 글자 조합이자 과거 군사정권을 창출한 정치적인 언어로 보수 정당의 본고장을 의미한다. ‘OK목장의 결투’는 미국 서부영화의 대표적인 영화로 1958년에 개봉된 영화로서 육십 년이 지난 오늘에도 그 여운이 아른거리는 아주 감동적인 작품이다. 지난 당 대표 경선 시 당의 발생지인 대구에서 이준석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정당했다고 선언한 것은 보수 정당의 판을 깨는 선언이었다. 이처럼 ‘OK목장의 결투’는 거대한 한국 보수 정당의 아성을 무너뜨린 이준석이 연상된다. 이준석은 2021년 6월 11일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 당 대표 선출에서 36세의 젊은 나이, 국회의원 경력 0선 임에도 불구하고 당원투표. 여론조사를 합산한 득표율에서 42%의 파격적인 지지로 당선됐다.

TK지역은 1960년 박정희의 군사쿠데타로 시작하여 전두환, 노태우의 군사정권 대통령과 그 맥을 이은 이명박. 박근혜 등 5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이다. 대한민국의 건국 이래 11명의 대통령 중 절반을 배출한 지방이기에 한국 보수정치의 철옹성이 되어있다. 군사쿠데타에 의하여 박정희 대통령 18년,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10년, 도합 28년이라는 장구한 기간 정권을 유지한 키워드는 반공을 국가 정책 기조로 삼아 정권을 존속시켜 왔기에 반공과 안보는 보수 정당의 슬로건이 된 것이다. 이로 인하여 한국정치사의 고질병인 동서갈등 즉 영호남의 갈등이 뿌리 깊게 자리 잡아 굽이굽이마다 한국 정치를 후진시켜 왔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으로 이어진 28년의 군사정권에서는 영호남의 갈등이 극에 달하였고, 김영삼 대통령은 보수와 진보정권의 중간지점에서 동서갈등의 폭을 조절하려 노력하였다. 또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진보정권에서는 영호남갈등을 녹이려고 무진 노력을 했다. 그러나 또다시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의 보수 정권이 이어지며 여전히 영호남의 갈등의 벽은 두꺼워지고 보수 정권은 유지됐다. 그러나 국민통합을 내세운 문재인 촛불 정권을 맞이하여 최근 국힘당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시작됐다. 광주 5.18묘역을 찾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식에 참석하며 영호남의 갈등을 녹이려는 정치 행보가 시작되는 시대적 변화의 시점에서 젊고 참신한 당 대표의 등장은 파격적으로 구시대 정치를 벗으라는 국민의 압력이 작용한 것이다.

1960년대말과 1970년도에 야당인 김영삼, 김대중의 40대 기수론 이후 50년 만에 36세의 이준석의 당대표 선출은 30대 MZ세대의 등장을 예고하는 한국정치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으로 역사는 기록 할 것이다. 낡은 보수정치의 본고장인 TK지역에서 이제는 수도권으로 보수정치의 근거지가 옮겨져야만 한국정치로 인하여 양분된 영호남의 갈등과 민심을 하나로 역어내는 대 변혁이 올것으로 기대된다. 이것이 바로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지긋지긋한 동서갈등을 치유하는 우리국민이 염원하는 진정한 국민통합 정치의 시발점이 될것으로 기대한다.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된 것은 획기적인 사건으로서 국회의원 경력이 없는 0선의 36세 청년이 정치세대교체 갈망의 돌풍을 타고 조직과 계파, 지역, 자금 없이 4선, 5선의 전직 원내대표들을 눌렀다. 산업화 세대에 이어 민주화 세대가 기득권 유지 투쟁을 벌여온 기존 정치권에 이 대표를 필두로 한 MZ세대가 주류 교체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고 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모든 사람은 우리의 새로운 역사에 초대될 것이라고 했으며, 다른 생각과 공존할 자신이 있다며 앞으로 우리는 수권세력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보수 정당 내부 혁신뿐만 아니라 내년 대선 구도와 한국 정치 지형 자체를 바꿀 수 있는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준석 당 대표의 등장으로 2030세대의 정치참여가 늘 것이기에 한국 정치 지형이 바뀔 것이다. 또한, 민심을 양분하며 정치발전의 저해요소인 동서갈등이 결자해지로 해결되고 새로운 정치판이 짜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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