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중소기업 단체가 16곳이 은행에 고통분담을 촉구하여 “대출 금리를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코로나 사태 탓에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이 3년새 40%(566조원)나 늘어 작년 말 1969조원으로 불었다고 밝혔다. 이들이 회원사 300곳을 조사한 결과 작년 한 해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부담하는 평균 매출 금리가 연 2.93%에서 5.65%로 2.72% 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인상폭 2.25%포인트모다 대출금리를 더 많이 올렸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권은 사상 최대 이액을 내고 상과금 잔치를 벌이고 있다. 5대 은행이 받아들인 이자 수익은 지난해 50조원에 달해 1년 전보다 8조원 이상 늘었다. 대출금리는 시장금이에 연동해 재빨리 올리고, 예금금리는 마케팅 전략 등을 고려한다면서 천천히 올렸기 때문이다.

작년 1~10월 은행들의 평균 예금금리가 1.09%포인트 오른 반면 평균 대출금리는 1.34%포인트나 올랐다. 그 결과 은행예금 대출금리 차가 작년 3분기엔 2.4%포인트로 높아져 8년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은행들은 이렇게 얻은 이익으로 평균 연봉 1억원이 넘는 임직원들에게 성과금 1조 4000억원을 뿌리고 조기 퇴직자에겐 1인당 6억~7억원의 퇴직금을 얹어 주었다.

은행들은 돈 잔치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잇따르자 금융 취약계층 지원에 3년간 7800억원을 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지만 충소기업•소상공인들이 원하는 대출금리 인하에는 응답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빚더미에 빠지면 경제에 충격을 주고 은행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은행들은 올 9월까지 상환이 유예된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 57만명의 대출금 141조원에 대한 여지를 감면해주는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조치부터 취할 필요가 있다. 손쉬운 이자 장사로 엄청난 성과금 파티를 벌이는 은행에 대한 비판이 ‘은행은 공공재인가’ 하는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그러나 기자회견을 한 중소기업 단체의 절규는 국내 은행의 약탈적 행태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한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은 86%가 담보나 보증서가 있는 안전대출인데, 은행은 매출이 떨어지면 대출한도를 줄이거나 금리를 올리는 등 ”비올 때 우산을 빼앗는 영업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이번 지적이 틀렸다고 자신있게 반박할 수 있는가, 코로나 19와 그에 이은 고금리 상황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겐 절망의 계절이었고, 은행엔 ‘나홀로 호황’의 토양이 됐다.

은행들은 금리 인상기의 정당한 영업행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난해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연 1%에서 3.25%로 2.25%포인트 오르는 동안 은행 예대금리차는 2.21% 포인트에서 2.55%포인트로 확대됐다. 그 차이가 은행주머니를 더 불렸음은 물론이다. 지난해 5대 은행 이자수익은 40조원으로 전년보다 20%.넘게 증가했다. 총 영업중 이자수익의 비중이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96%가 넘고 하나은행은 94.3%다. 이러니 국내 은행들이 금리 인상기에 외려 약탈적 금융을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도 우리 은행들은 공적 역할에 인색하기 짝이 없다. 은행 지점을 대폭 줄이면서 고령자와 서민의 금융 소외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은행권은 사회의 고통 분담과 공공성 수행요구를 진지하게 성찰하면서 선진 금융으로 거듭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자 장사를 제외하면 국내은행이 제대로 된 수익 기반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외국인들도 파악한 것이다.

금융 당국은 금리 상승기에 은행들이 예대 금리차 확대를 통한 꼼수 돈벌이를 못 하도록 제도적 자치를 마련하고, 은행 간 금 담합을 철저히 조사해 제재해야 한다.

 나경택 논설고문 칭찬합시다 운동본부 총재
 나경택 논설고문                                                         칭찬합시다 운동본부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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