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구' 예시

토목 전문용어인 ‘공동구’를 들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쉽게 말하면 공동구는 일종의 지하터널이다. 이 안에 전기·가스·수도관, 통신시설, 하수도시설 등 각종 공급 시설들을 깔끔하게 정리해 넣어 지중화 할 수 있다.  

이렇듯 현대 사회에서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공동구는 도심지 인구증가, 지상 시설물 혼잡, 도로면적 한계 등으로 점차 그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지난 금요일이었던 8월 18일 공동구 연구단(한국과학기술원,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LH 토지주택연구원 등 기업 및 연구소 총 27개 기관)과 '도심지 Life-Line* 및 공동구에 대한 연구와 정보교류 등 상호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 공동구의 기술 개발 및 기술의 실용화를 위한 포괄적 업무 협력을 맺었다.

(*Life-Line: 전기·가스·수도관, 통신시설, 하수도시설 등 공급 시설을 통칭.)  

지난 18일 오후2시 종로구청 기획상황실에서 열린 이번 협약의 핵심은, 공동구 연구단이 개발할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심지 소단면* 터널식 공동구’ 설계 기술을 종로구의 사업에 시범적으로 적용하는데 있다.

(*소단면: 보통 공동구의 단면은 10m~20m인데 비해 소단면 공동구는 3.5m 정도의 단면을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협약을 통해 종로구와 공동구 연구단은 ▲공동구의 안전과 건설, 유지관리 등에 관한 정책, 기술 및 정보 교류 ▲공동구 기술발전을 위한 공동 이슈의 발굴 및 개선 ▲공동구 연구 관련 기술자문 지원 ▲기술교류 협력을 위한 공동세미나 개최 ▲지상기기 지중화, 기타 시설물 건설, 안전 및 유지관리 기술발전에 필요한 사업 시행 등을 위해 힘을 합치게 된다. 

공동구가 만들어내는 이점들은 매우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으로 도시 미관의 향상을 들 수 있다. 기존에 얼키설키한 모습으로 시야를 어지럽히던 각종 전선과 통신선이 모두 공동구를 통해 땅 속으로 매설되기 때문이다. 

또한 주민이 일상을 영위하는데 필수적인 도시 기반 시설들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곳에 한데 모아 관리함으로서 안전유지관리도 매우 효율적으로 가능하게 된다.

공동구의 설치는 뿐만 아니라 ▲도로구조 보전 ▲교통의 원활한 소통 ▲도로 중복 굴착 방지 등의 효과도 불러온다.

앞으로 종로구가 시행하는 공사에는 이러한 공동구를 만들어내는 핵심 기술인 ▲무진동/저소음 굴착 ▲전력선 지중화를 사용하게 된다. 무진동/저소음 굴착 기술은 주택과 인접 땅을 굴착(도로, 상·하수도, 터파기공사)하는데 적용돼 이웃 간 분쟁소지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선 지중화는 ‘필운대로 일대의 전력주 지중화’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로서 필운대로에는 전력선 뿐 아니라 개폐기, 변압기 등 모든 지상기기가 지중화 돼, 보도 폭이 협소한 서울시내 주요도로에 사람 중심의 도심지 보행권 길이 열리게 된다.

김영종 구청장은 “공동구는 도시미관 저해, 안전재해 등 다양한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훌륭한 도시계획시설”이라면서 “이번 MOU 체결로 종로구가 일종의 ‘테스트베드(시험무대)’로서 공동구 개발 기술 발전에 기여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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