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미세먼지의 셋 중 하나는 중국에서 날아온다는 한·중·일 공동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환경과학원 발표에 따르면 한국 3개 도시, 중국 6개 도시, 일본 3개 도시를 대상으로 대기오염물질을 조사했더니 2017년 연평균 기준으로 한국의 초미세먼지는 51%가 자체 발생이었고 32%가 중국에서, 2%가 일본에서 날아온 것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15%는 몽골·러시아 등 다른 나라에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자체 발생 비중이 55%를 차지했고 한국과 중국의 영향은 각각 8%, 25%였다. 반면 중국은 자체 발생 비중이 91%에 달했다. 한·중·일 3국 과학자들은 2000년부터 단계적으로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연구를 추진했고, 4단계 연구 기간(2013~2017년)에는 초미세먼지까지 추가해 이번에 공동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번 연구는 중국이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발생에 처음으로 일정 부분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그동안 중국은 한국이 기상 항공기로 중국의 미세먼지가 한반도로 건너오는 것을 포착했는데도 “서울의 초미세먼지는 주로 서울에서 나온 것”이라고 발뺌했다. 하지만 이번에 연평균 비중만 제시하고 미세먼지가 집중된 시기(통상 12~3월)의 중국발 비중을 내놓지 않아 핵심이 빠졌다는 지적이 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일단 이번에 어렵게 상호협력의 토대를 구축한 만큼 앞으로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지속적인 협력과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늘 23일 열리는 한·중·일 환경장관 회의에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중국의 전향적인 공조를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우리의 자체적인 미세먼지 감축도 간과해선 안 된다. 지난해 한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015년보다 12%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22%를 줄인 중국의 절반 수준이다. 임기 중에 미세먼지를 30% 감축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이행하려면 이런 더딘 감축 속도로는 어림없다.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인 원전을 배제하고선 획기적인 감축은 어려울 것이다. 최소한 중국 정도의 성과를 유지해야 중국 정부에 협력을 당부할 수 있을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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