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무늬 수막새

고안나

박꽃같은 얼굴이

와당 속에 피고 있습니다

한 손으로 턱을 괸듯 손때 묻은 얼굴

알듯 말듯 이어지던 전설처럼

뒤안길에서 서성이던 천년 세월

시간이 지워내는 흔적 잊어버릴까

은근한 웃음 띤 표정입니다  

세월의 몫으로 접혀진 반쪽

들꽃같은 아이들 얼굴같은

미완성의 또 다른 모양입니다

한 生 마름질 하는 희미한 꿈길 어디쯤

무명치마 저고리 풀어헤치던

살폿한 미소

반쪽이 더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 고안나 시인

[약력]

2010년 <부산시인>, <시에> 등단

시집 ‘양파의 눈물'

2017년 ‘중국 도라지 해외문학상’ 수상

2018년 '한국을 빛낸 한국인 대상 수상

2019년 '시인마을 문학상' 수상 

대한시문학협회 시낭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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