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잭 웰치

지난 1일 잭 웰치 前 제너럴 일렉트릭(GE) 회장이 신부전증으로 3명의 부인을 통해 3남1녀와 잭웰치 경영대학원, 약 8589억 원(2009년 추산) 상당의 재산, 후계자 제프 이멜트을 남기고 85세를 일기로 유명을 달리하였다.

1935년 매사추세츠주에서 철도기관사의 아들로 태어나 전업주부인 어머니의 지혜로운 훈도를 받았다. 어렸을 때 말을 더듬어 ‘참치(Tuna)’ 샌드위치를 시키면 ‘Two… Tuna’라고 들려 2개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때마다 어머니가 “그건 네가 너무나 똑똑해서 혀도 네 똑똑한 머리를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이야”라며 자신감을 줬다고 한다. 본인 역시 “말 더듬는 것을 의식한 적이 없다”라고 한다. 이 정도 강한 정신이 있었으니 ‘세기의 경영자 Manager of the century’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된다.

22살에 매사추세츠대학교를 졸업하고 일리노이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제너럴 일렉트릭사에 엔지니어로 입사하여 38세 기획전략실장, 44세 부회장, 45세에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되어 20년간 재직하였다.

잭 웰치는 CEO가 되자마자 ‘불도저식 경영’으로 혹독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실적 하위 10%인 직원을 해고했고, 성과가 없는 임직원도 내보냈다. 상대평가를 통해 상위 20%에게는 영혼과 지갑을 채워주고, 중간 70%에게는 기회를 더 주고, 하위 10%는 해고하는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 시스템을 시행하였다. 해고당할 사람은 일찍 해고하는 게 실업자 대열의 끝에 서지 않도록 도와주는 길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었다. 시장에서 1위 또는 2위를 차지하지 못한다면 흑자를 내는 부문도 가차 없이 정리했다. CEO 취임 후 첫 5년 동안 GE의 인력이 41만1000명에서 29만9000명까지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취임 당시 약 14조3,280억 원에 불과했던 GE의 시가총액을 재임 기간에 약 489조 5400억 원으로 무려 34배 성장시키고 수익을 5배 이상 증가시켰다.

품질 관리 시스템인 ‘식스 시그마(Six Sigma)’를 도입했고, 직장 내 업무 절차를 간소화하고 관료주의적 문화를 없애는 ‘워크아웃’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는 GE 회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1700여 건에 달하는 기업의 인수합병을 성사시켰다.

NYT는 웰치 전 회장 퇴임 뒤 “그는 급진적인 변화를 꾀하고 안일한 기성세대를 타파한 ‘화이트칼라 혁명가’였다. 미국의 기업가정신을 만들어낸 것이 그의 가장 큰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웰치가 20세기 아날로그 시대 ‘경영의 신’이라면 그와 어깨를 견줄 인물은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대표하는 스티브 잡스밖에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과는 고 정주영 회장과 팔씨름을 통해 친분을 쌓으며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합작 상대가 되어준 일화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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