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한복디자이너 이리자 여사 21일 별세

한복을 패션으로 승화한 한복계의 대모 권승렬 기자l승인2020.03.23l수정2020.03.23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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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리자 여사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우리 한복의 전통을 지켜온 동시에 전세계에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한 고인은 1935년 논산에서 5대 독자인 한의사의 외동딸로 태어나 충남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결혼후 남편이 운영하던 학교가 부도나 집안 살림이 어려워지자 삯바느질에 나서 답십리에 3평짜리 한복집을 열고 서양의상이 유행하면서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던 한복의 실루엣에 새로운 색깔과 문양, 디자인을 입혀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패션’의 한 장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주춧돌을 놓았다.

1966년 이리자 한복연구소를 설립하여 한국인의 체형을 보완해 주는 서양식 드레스, 연회복과 같은 한복을 개발하였다. 일자로 허리에 주름을 잡은 항아리모양의 디자인이 일색인 한복을 밑단으로 갈수록 폭이 넓어지는 A라인 치마를 디자인하여 예술성뿐 아니라 실용성도 높였다.

한복마네킹을 개발하여 마네킹에 한복을 입혀 전시하였고 1971년 범국민복장콘테스트에서 대상을 타면서 미스코리아, 정ㆍ재계 인사, 연예인 등을 위한 한복을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1975년 최초로 한복작품발표회를 열어 한복디자이너 시대를 열고 색동, 금박, 자수 등 다양한 장식기법을 활용하여 한복의 패션화를 이끌었다. 1974~1977년 미스유스버스대회 등 세계미인대회을 통해 한복의 국제화를 꾀하여 해외에도 한복의 아름다움을 맘껏 알렸다. 1970년대 후반에는 홍석창, 김금출 등 유명 화가들이 그린 매화, 목련 등의 그림을 한복에 넣었고 안광석 등 서예가의 글씨를 한복에 접목하기도 했다.

영국의 빅토리아 앤 앨버트 뮤지엄과 황실예술학교, 미국, 일본, 중국, 영국, 인도네시아 등 각국에서 100회 이상의 한복 패션쇼를 열었고 프랑스 파리 기성복패션쇼인 ‘프레타 포르테 쇼’에도 참가하였다.1996년 한복전시관을 건립하여 출생에서 임종까지 우리 전통복식을 전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사단법인 우리옷협회도 창립하였다. 각국에 부임하는 대사부인들의 공식예복과 프란체스카여사, 이희호여사, 권양숙여사 등 역대 영부인들의 한복을 만들어 왔다. 86 아시안게임과 88 올림픽에서 수 놓았던 한복들도 고인의 작품들이었다.

2009년 대통령부인들이 입었던 한복 등 350점을 국립민속박물관에 기증하여 ‘이리자한복특별기증전’을 여는 등 한복발전을 위한 꾸준한 활동을 하여 우리옷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02년 화관 훈장과 제34회 신사임당상을 받았다.

평소 박술녀 디자이너 등 제자들에게도 “한복은 제일 좋은 날 입는 옷이 되도록 기능과 디자인이 시대를 선도해야 한다”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강조하고 “돈을 탐하지 말고, 번 돈이 있으면 패션쇼 여는 데 투자해라. 패션쇼는 우리 한복의 아름다움을 국내외에 알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라고 당부하였다.

황윤주 전 상명대 교수와 슬하에 딸 의숙(배화여대 교수),아들 의명과 의원를 남기고 21일 85세를 일기로 유명을 달리하여 용인 평온의숲에서 안식에 들어간다. 유족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조문과 조의를 일체 받지 않고 가족장으로 장례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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