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규칙을 깨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새로운 기업을 우리는 ‘스타트업’이라고 부른다. ‘스타트업’이 대기업보다 더 효율적으로 혁신을 추구할 수 있는 이유는 ‘부자 몸사리기’라는 표현에서 찾을 수 있다. 이미 이룬 것이 많은 큰 기업은 모험을 하기에는 기회비용이 크고 좋은 기회를 포착하였더라도 신속한 결정을 내리기에는 의사 결정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다음과 같은 ‘스타트업’에 집중해야 할 이유가 크다. 먼저 ‘불확실성의 증폭’이다. 항상 불확실한 것이 미래이나 아직 치료법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은 상당히 많은 의사 결정에 영향을 복합적, 연쇄적으로 주고 있기 때문에 다음 달, 다음 분기, 내년 상황을 예측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너무 어려워졌다. 이럴수록 상황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조직 능력이 필요한데 ‘스타트업’이 대기업보다 월등히 빠르게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고 조직 구조도 유연하게 유지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기업도 생물과 유사하게 탄생해 성장하고 성숙한 후 사라지는 주기를 거치게 되는데 코로나19로 많은 기업이 도산하여 새로운 기업에는 더 많은 자리를 제공하게 되었다. 큰 외부 충격 없이 경제가 점진적으로 발전한다면 기존 생태계에 새로운 기업이 들어올 공간이 상대적으로 더 적었을 텐데 코로나19가 몰고온 경제 위기가 새롭게 시작하는 ‘스타트업’에는 역설적으로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

세 번째로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소통’이 활성화되면서 조직 내부와 외부 간의 소통의 간극이 줄어들고, 자연스럽게 외부와 소통이 늘어나고 있다. 파괴적 혁신을 추구하는 스타트업에는 이런 변화가 대기업과 협력 가능성을 높여 ‘실증 시험’을 통해 상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사업 성장을 촉진시켜 인수·합병이 가능해지는 기회로도 이어질 수 있다 .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경기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덜 나쁘기 때문에 당장 코로나19 피해 복구에 집중하기에도 벅찬 다른 OECD 국가에 비하여 혁신적인 도전을 하는 스타트업에 투입할 재원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즉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위기가 가장 큰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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