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보다 반가웠다. 시집을 받아든 손에 무언가 모를 뜨거움이 흘렀고 느낌으로 그려낸 페이지 페이지마다에 열꽃이 피어 있었다. 행간 행간마다에 스며든 활자에서 뿜어져 나오는 잉크냄새가 시인의 숨소리와 같은 생경함이 감각적으로 살아났다.

출판사에서 내밀어준 출간 후 열흘간 시집 판매 실적표를 받아든 열손가락의 감각이 그 언젠가의 첫눈처럼 묻어오는 느낌이었다. 온몸이 뜨거워졌고 금방이라도 시집을 펼쳐보고 있을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서는 안 될 것 같은 눈빛에 감사라는 말이 그냥 녹아내릴 것 같았다. 최근 보지 못했던 신간 판매 실적에 도대체 “막걸리 집 마당에 겨울비가 내린다”라는 시집에는 무슨 사연이 있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외롭고 긴 어둠의 시간이 찾아와도 결코 잊을 수 없는 기다림은 따로 있다. 이현수 제3 classic 시집에는 시절의 아픔을 녹아내리게 하는 그 무엇들이 시로 가득 들어차있다고 했다.

딱히 특별할 것 없을 것 같은데도 읽어보면 늘 같은 공감대의 눈높이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암송하게 되는 시집, 오늘처럼 눈이라도 올 것 같은 날, 보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면 늦은 밤 나란히 앉아 시집을 손에 들고 마시는 커피 한 잔에 진실의 언어가 묻어나는 것도 사람이라 그렇다.

어수선한 계절, 이현수 시인의 제3 classic 시집 “막걸리 집 마당에 겨울비가 내린다”를 강권하고 싶은 마음은 왜일까? 연말이다. 예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맞아 하늘도 슬프고 우울함이 가득 베여있다. 외로워도 기다림을 아는 사람에게 좋은 시집을 선물하는 일은 교양 있고 품위 있는 현대인의 절대적 필수 감각이다.

시인은 시집을 출간하며 시인의 말을 통해 이런 말을 남겼다. “시詩처럼 살다가는 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중간 중간의 크고 작은 생의 아픔 스스로 이겨내고 운명이 부르는 시간 오면 이치에 순응하는 사람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시인詩人에게 마지막 순간이 있다면 절정의 순간에 지는 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초라한 모습 없이 절정에서 낙화하는 동백이었으면 더 좋겠다 싶은 오늘, 제 3시집 ‘막걸리 집 마당에 겨울비가 내린다’의 탈고를 마칩니다. 시집詩集을 읽는 독자들과 함께 그들의 마지막 모습에서도 '시詩처럼 살다가 가는 사람'이라는 수식어가 공통으로 붙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시인의 말이 가슴으로 녹아드는 첫눈처럼 설레는 기분, 하늘에서 금방이라도 첫눈이 내릴 것 같은 마음으로 시집을 읽어 보려한다. 2020‘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시집 ‘막걸리 집 마당에 겨울비가 내린다’와 친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독자들의 가슴으로 깊이 파고들었으면 좋겠다.

[이 현수 시인 프로필]

경남 고성에서 출생하여 부경대학교를 졸업했다. ‘한국문단’에서 시로, ‘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 등단하였다. ‘2017월간 시인마을’ 문학대상을 수상하였으며 현대시인협회 정회원, 포에지-창원 정회원, 동인지 ‘시야시야’ 리더, 한양문학 주간, 강건문화뉴스 선임기자와 새한일보 취재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시집 《한 걸음 뒤에 서서》와 《떠나가는 모든 것은 추억이다 와 이번 제3 시집《막걸리 집 마당에 겨울비가 내린다》가 있으며 공동저서 10여 권이 있다.

*구매처 : 알라딘, 예스24, 교보문고, 영풍문고, 갓피플몰을 비롯한 전국인터넷서점 및 네이버쇼핑몰등에서 구매 가능하다.

*출판사 : 비젼북하우스 (이종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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