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종택 주필

상상을 초월하는 최첨단 기술의 진보-.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1‘이 1월 14일 끝났다. ‘일상을 지킬 수 있는 디지털’이라는 주제로 나흘간 미국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는 ‘충격·경이·전율’로 표현될 정도로 첨단산업의 경연장이었다. 행사는 코로나19로 비대면으로 진행됐다. 스크린으로만 참석할 수 있어 현장감은 떨어지지만, 올해 역시 참신한 아이템들이 쏟아져 나왔다.

한국 기업 혁신상 100개 수상 쾌거

외신은 행사에 등장한 1000개 이상의 디바이스 중 가장 혁신적인 제품을 몇 개 꼽았다. IT 전문가의 눈에 들어온 제품은 과연 뭘까. 디지털 트렌드는 TV, 로봇, 자동차 등 카테고리를 막론하고 가장 좋았던 제품을 선정했다.

GM 캐딜락 eVTOL 플라잉 카 : CES에서 자동차는 단골 제품이다. 매체는 올해 가장 눈에 띈 차량으로 제너럴 모터스(GM)가 선보인 캐딜락의 eVTOL를 꼽았다. 얼티넘 배터리 백 90kW가 장착된 이 차량은 100% 전기 구동 방식이다. 완충 시 최장 724km까지 주행 가능하고, 최대 속도는 시속 97km다. GM은 사이즈부터 모양, 배터리 팩의 용량까지 세분화해 구매자가 선택할 수 있게끔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OVI 스마트 램프 : 천장에 설치하는 이 조명은 노인의 건강을 위한 제품이다. 노비는 65세 이상 인구 3명 중 1명은 1년에 최소 1회 이상 넘어지고, 중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단다. 특히 사고가 발생하는 공간은 가장 많은 시간을 생활하는 집이라고.

저코발트 배터리 : 전자기기에 탑재된 배터리는 주로 리튬 이온 방식이다. 우리 손에 들려있는 스마트폰 역시 리튬 이온 배터리를 사용했다. 문제는 이 배터리의 원자재인 ‘코발트’가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추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반갑게 이번 CES2021에서는 코발트를 줄인 새 배터리 개발 소식이 들려왔다. 테슬라에 리튬이온전지를 공급하는 파나소닉은 코발트가 5%도 탑재되지 않은 새로운 배터리를 선보였다.

​주목되는 바는 우리 기업의 도약이다. 130여개 국가에서 2000여개 업체가 참가 가운데 한국 기업이 두 번째로 많이 참가해 혁신상 100개를 수상했다. 했다. 국가별 참가 업체수는 미국이 57개사로 가장 많았고, 한국이 345개사로 뒤따랐다. 이어 중국 203개사, 프랑스 135개사, 대만 130개사, 네델란드 85개사 등이다.
CES 주최측은 이노베이션 최고 혁신기술상(BEST OF INNOVATION)과 혁신기술상(INNOVATION AWARDS HONOREE)을 매년 선정해 발표한다.
한국 기업 중에는 삼성전자(44개), LG전자(24개)를 비롯해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스타트업 총 100여개사가 수상했다. 이는 올해 CES 전체 혁신상 수상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것으로 IT 강국인 한국의 저력을 입증했다.

제도 정비 경제 추동력 되살려야

미래학자들은 오래전부터 21세기에 스마트한 삶을 꿈꿔왔다. 그 꿈의 스마트 도시가 우리에게 성큼 다가왔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집안의 모든 기기들이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으로 연결돼 스스로 움직이는 시대를 연 것이다.

문제는 ‘4차 산업혁명의 충격 현장’이라는 CES에서 보았듯, 이를 주도할 수 있는 우리의 실천의지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사실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 미흡은 객관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격변의 글로벌시대, 우리의 경험과 역량을 집약해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

한국경제의 활로를 열기 위해선 경쟁력 있는 업종에 대한 선제 투자가 시급하다. 정보통신과 인공지능, 친환경 등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요즘, 해외기업들은 선제적인 투자로 변화를 앞장서 이끌고 있음을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백성의 삶을 옥죄는 과도한 법과 제도도 문제이지만 민초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시의적절한 법과 제도 정비가 긴요하다.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시대에는 발 빠르게 대처해 세계 10위권까지 도약했던 한국경제의 추동력을 다시 살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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