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칼럼] 뜬금없는 가덕도 신공항, 속 터지는 민심

권영이 논설고문l승인2021.03.03l수정2021.03.0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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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부산 가덕도를 방문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이 2월 26일 국회를 통과하기 하루 전이다. 문 대통령은 이 날 신공항 부지를 돌아보고 “신공항 예정지를 눈으로 보고 동남권 메가시티 구상을 들으니 가슴이 뛴다”며 “계획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실현시키자”고 강조했다.

당·정·청 핵심인사 20여 명을 대동하고 지난해 11월 김해신공항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온 지 불과 3개월 만에 뜬금없이 가덕도가 튀어 올라 김해신공항 재검토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종결됐다. 가덕도는 지난 2011년 ‘동남권 신공항 입지 평가’ 에서 기준미달 판정을 받은 후보지였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덕도특별법은 기본요건을 갖추지 못한 원칙 없는 법안으로 국회의 최악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다.

졸속처린 된 가덕도특별법

가덕도 신공항 건설 소관 부처인 국토부는 물론 기재부와 법무부가 예비타당성(예타) 면제와 28조 원에 달하는 공사비, 안전성, 위법성, 타 국책사업과의 형평성을 지적하며 가덕도 특별법에 대해 사실상 반대의견을 냈다. 국토부는 가덕도가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고 조류·파도 영향이 커서 공사 자체가 어려우며, 주변 수심이 21m(인천공항 1m)로 매립 공사에만 6년 이상 걸리며 태풍피해 우려도 있다고 반대했다. 실제 가덕도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에서 기준미달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골프장 하나를 만드는데도 환경영향평가를 해 환경부에서 심사 통과를 받아야 한다. 하물며 28조 원의 건설비가 소요되고 바다를 메워 섬 위에 공항을 지어 지반침하의 안전성 우려가 크고, 해양 생태 1등급 지역 훼손 등 환경문제가 제기되고 있는데도 법을 만들어 밀어붙이고 있다.

실제 가덕도는 녹지 자연 절대 보전지역이 서너 곳씩 있고 동백군락지와 가덕도 1km 이내 지역엔 천연기념물 179호인 낙동강 하류 철새 도래지도 있다. 물길을 따라 이동하는 철새와 가덕도 인근을 비행하는 항공기 충돌 우려도 많다고 한다. 또한, 가덕도는 대구와 숭어 산란지로서 인근 해역을 매립하면 어류생태계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가덕도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됨으로써 가덕도 신공항은 예타를 면제받고, 각종 부담금도 면제받게 됐다. 정부 부처도 반대한 가덕도 특별법이란 법을 국회가 만들어 통과시켜 공항을 건설하는데 따른 모든 타당성 조사 즉 입지선정과 경제성 평가, 기본설계와 여러 단계를 건너뛰게 만들었다. 오죽했으면 여당 의원조차도 “동네 하천정비도 이처럼 안 한다”고 했을까.

절차를 무시하고 법으로 공항공사를 밀어붙이려함은 “입 닥치고 무조건하라”는 식으로 강요하는 꼴이다. 정권 임기 말에 무조건 저질러 부산에서 표를 얻어 보겠다는 것이고, 그 뒷일은 책임을 질 수 없다는 배짱이다. 대통령의 부산 방문에 대해 야당은 “대통령이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41일 앞두고 노골적 선거개입에 나섰다”며 이날 행사를 대통령과 행정부처가 동원된 ‘관권 선거’라고 규탄했다. 야권은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지원용”이라고 했고, 야당 주호영 원내 대표는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바로 그날 국회는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처리했고, 다음날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가덕도 신공항은 ‘매표 공항’

경실련은 “문재인정부 표 매표 공항”이라고 질책하고 현 정부에서 적폐라고 비난했던 ‘묻지마’식 토건 사업으로 국가재정이 파탄 날 것”이라고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재정 사업을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하면 예산 낭비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같이 야당과 경실련, 참여연대 등 사회단체들이 반대하는데도 법까지 만들어 국책사업을 서둘러 밀어붙이는 것은 일단 부산에 붙은 정권 위기의 불을 끄고 보자는 선거에 목을 맨 막가파식 발상이다. 지금의 국회는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와 같다.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자격도 스스로 꺾어 버린 불구 국회이다. 국회에 야당을 대표하는 국회 부의장도 없고, 모든 상임위원장을 여당이 독식하고 있다. 야당은 국회에서 힘없는 허수아비가 되어 그 존재의 의미가 없어졌다. 여당은 아무런 법이나 마구잡이로 만들어 일당 정파의 뜻대로 국민은 안중에도 없이 브레이크 없이 달린다면 파멸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이라도 이성을 되찾고 아까운 세금만 낭비하지 말고 정부와 여당은 정책을 재검토해 리턴함으로써 관권선거라는 오명을 뒤집어쓰지 말기를 바란다.

권영이 논설고문  webmaster@shilb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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