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대하는 분들에게 현실에서 부대끼는 삶에 기쁨을 주어야 한다는 작은 사명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전명옥<사진> 화백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전명옥 초대전’을 3월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 간 개인전시회를 열고 있다. 서울비엔날레특별작가로서 대한민국현대여성미술대전 특선 등을 수상하고 뉴욕아트페어심사위원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개최된 권위 있는 초대전 및 회원전에 다수 참가한 경력의 화가다. 그런 전 화백이 내공을 더 다진 후 이번에 세 번째 개인전을 갖는 것이다.

전명옥 화백의 작품세계는 근본적으로 한국적 심성에 닿아 있다. 우리네 힘든 인생 속에서도 역경을 극복, 선과 색을 통해 밝고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다. 우리의 향수나 서정을 바탕으로 유연하고 적절한 변화를 구현하면서 온건하게 동시대 미술의 경향을 반영해온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는 게 평단의 지배적 의견이다. 예컨대 부처를 소재로 한 그림을 보면 추상적이면서 4차원적으로 여러 생각을 하게 하면서 정신적 치유를 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호가 청향(聽香)으로 ‘마음으로 듣는다’는 의미로서 심안(心眼)과 하심(下心)의 깊이를 알게 하는 전 화백은 “진실에 기반한 창조적 그림이야말로 생명력이 있다”고 말해, 그의 화업(畫業)엔 명징한 철학이 있음을 알게 한다. 이번 전시회가 내건 표어 ‘인문학을 그리다’는 이 같은 정신을 뒷받침하고 있다. 문학·역사·철학의 자양분 속에서 진실과 열정, 학습과 창조적 모색을 쉼 없이 지녀온 그녀를 화단과 시민들이 기다리는 이유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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