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동 논설위원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기 시작했다. 좀 늦긴 했으나 정해진 순서와 대상에 따라서 백신 접종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 된다. 일부에서는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기는 해도 접종에 의한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도 백신 접종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어서 그동안 중지됐던 해외여행의 재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따라서 해외여행이 다시 시작될 경우를 예상해서 우리나라 동상문화에 대한 소회(所懷)를 밝히고자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상을 거의 볼 수가 없다. 동상문화가 활성화돼 있지 않아서다. 매우 아쉽다. 해외에서는 가는 곳마다 동상이 서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유명 관광지 거리와 광장에는 예외 없이 동상이 자리 잡고 있다.

해외로 여행을 나가보면 눈에 가장 먼저 띄는 게 동상이다. 동상문화가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 거리마다, 공원마다, 관광지마다 예외 없이 동상이 서 있다. 특히 유럽 관광지에서는 동상을 자주 만나볼 수 있다. 여행자들이 동상 아래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동상의 예술성이 뛰어나고 주변 경관과 잘 어울려 방문기념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다.

동상의 안내문을 읽어보면서 자연스럽게 당시의 시대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가 그 나라의 역사와 동상 인물의 면면을 되새겨보기도 한다. 동상을 보는 국민이 동상의 인물을 존경과 흠모하고 동경하는 정신적 지주이자 멘토의 역할을 함으로써 국민적 자긍심을 심어주고 민족적 자존감을 느끼게 하는 순기능도 있어서 해외 여러 나라에서는 오래전부터 동상을 세우고 기린다.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에서는 입상과 좌상 흉상 등 많은 저명 인물들의 동상을 세웠다. 유럽에서는 가톨릭 등 특정 종교와 관련한 종교적 상징으로서의 동상이 많이 존재한다. 유명 음악가들과 문학가들의 출생지에 세워진 동상도 많다. 그 나라의 전쟁영웅이나 건국 위인들의 동상도 많이 세워져 있다.

남미 브라질은 리우데자네이루 코르코바두 언덕에 세워진 거대한 예수 입상이 세계적으로 유명하여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중국과 미얀마 등 동양권에서는 거대 불상이 주로 세워져 있다. 이밖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동상은 덴마크 코펜하겐 바닷가의 인어 동상과 벨기에 브뤼셀의 오줌싸게 소년(Manneken Pis), 일명 꼬마 줄리앙 동상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서 수많은 관광객을 유인하는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봤듯이 세계 곳곳에는 여러 인물의 동상이 세워져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역할까지 하면서 동상으로서의 위용과 명성을 뽐내고 있다. 시대적으로 큰 업적을 남기거나 나라를 위해 멸사봉공(滅私奉公)한 인물, 온 국민이 추앙하는 정신적인 상징 인물을 선정하여 그의 동상을 세우고 업적을 홍보하고 기린다.

아울러 문화예술체육 등을 진흥하고 중흥시키기 위한 목적으로도 건립한다. 또한, 국가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국가를 홍보하며 관광 자원화하기 위하여 동상을 건립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5천 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을 제외하고는 변변한 동상이 제대로 없어서 매우 아쉽다.

한 나라의 동상을 보면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예술뿐만 아니라 국가의 수준과 국력의 수준까지 재는 중요한 척도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각 분야에서 위대하고 큰 업적을 남긴 훌륭한 인물과 역사적인 인물을 찾아내고 발굴해서 예술적 가치와 보존가치가 높은 동상을 건립하는데 정부의 관심과 국민의 지원이 필요한 때다.

우리나라는 건국신화의 주인공인 단군왕검을 비롯하여 훌륭한 왕과 장군들, 유명 화가와 시인 등 역사적으로 빛나는 업적을 남긴 훌륭한 분들이 분야별로 무수히 많다. 그러한 훌륭한 분들을 더욱 많이 발굴해서 철저한 고증과 함께 동상을 전국 곳곳에 건립함으로써 그분들이 남긴 업적과 정신을 기리고 본받아서 더 나은 나라, 더 훌륭한 대한민국으로 발전하는데 큰 밑거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온 세계가 안정되는 날이 분명히 올 것이다. 그렇게 되는 날에는 제2의 세계여행 자유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 세우는 동상들이 한국을 찾을 많은 해외 관광객들에게 한국이 유구한 역사의 나라, 수준 높은 선진 문화예술의 국가임을 널리 알리고 인식시켜 주는 상징물이 됐으면 하는 소망이다. 아울러 우리나라에서도 유럽의 많은 나라 못지않게 예술성 있고 미술사적 가치가 높은 동상문화가 국내 곳곳에서 활발하게 꽃피워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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