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복 업의 본질 마케팅연구소 대표

정부가 직접 나서서 중소기업을 돕겠다며 전용 매장을 열었지만 제품이 팔리지 않으면서 줄줄이 매장을 접고 있다.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를 지원하기 위해 2012년부터 운영해온 중소기업전용매장 세 곳 중 두 곳은 문을 닫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무원 전문성 결여 정책 한계

특히 심혈을 기울인 목동 행복한백화점의 경우 매장 2335개 제품 중 1112개 점포가 매출이 없었던 것으로 집계돼 전체 점포 중 47.0%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38.4%인 63개 점포가, 서해안 고속도로 화성휴게소는 43개 점포가 매출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한국경제신문 2020년 10월9일)

무슨 일이 있던 것인가. 중소기업제품을 점포수에 맞게 채워 넣은 것일 경우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제품,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 가성비가 높은 제품들을 선정해서 입점을 시켜야 하는데 이것이 부족한 것 같다. 일반적으로 공무원들은 이런 판매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어 실행하기 어려우니 외부 전문회사에 의뢰해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외부전문회사 능력의 문제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정확히 검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기존 경험으로는 공무원이 갖추기가 어려운 환경인 것이다. 그러니 감사에 결격사유가 없게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단체의 경우 사단법인, 종업원 일정 수를 보유한 회사, 매출액이 얼마 정도 달성하고 있는 회사, 정부기관출신의 관리가 경영하는 회사, 나아가 예전부터 경험이 있는 회사 등등이 선정 대상이 되는 것이다. 개인의 경우는 교수, 박사가 대부분이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공무원이 담당자는 자기 역할을 한 것이다.

문제는 선정된 단체나 개인이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데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심사위원인 개인의 경우 해당 전공도 아닌데 참석하는 경우도 많다. 해당 상황에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중심이지 경험이나 경력, 전문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러니 사업은 거창한데 결과는 별 소득이 없는 것이다.

정부 주도 경제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보여주기 식’ 정책의 한계를 전용매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다. 판매는 정부가 아니라 소비자의 선택으로 이뤄진다’는 기본적인 시장 원리를 무시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지금까지 투자한 223억원이 물거품이 된 것이다

정부는 또 중소기업 해외진출을 위해 십 수 년 간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을 보면 중소기업 수출지원 사업이 2018년 1784억원, 2019년 1929억원, 2020년 1985억원으로 3개년 총 5698억원이 투입됐고 올해는 2154억원의 예산이 배정돼 진행되고 있다.

이에는 수출 바우처(1064억원), 수출 컨소시엄(103억원), 전자상거래 활용 수출(379억원), 수출인큐베이터(167억원), 대중소기업 동반 해외진출(190억원), 해외 규격 획득(153억원) 등등의 사업내용이 있다. 이 중 수출 바우처(주로 해외 전시 참가에 활용) 해외 현지에 매장을 만들어 중기 제품을 전시하는 사업인 수출 컨소시엄 등이 해외 현지 활동으로 매우 중요한 내용인데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의 결과를 활용해 보려고 결과보고서를 확인하면 보고서가 없다고 한다.

실제 기업 도움되는 데 무관심

그러면 해당 전시회에 다녀간 외국 기업이나 개인에 대한 정보를 확인해서 연락을 해보려고 해도 많은 방문자들의 명함도 보관 된 게 없어 문의해 보면 참가회사들이 전부 가지고 갔다고 해서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참가하지 못한 회사에 도움이 돼야 하는데 이런 자료는 아예 볼 수 없다. 이는 해외업무이다.

어떤 경우에는 여성단체가 해외 컨소시엄 실행자로 결정이 됐는데 실제 운영 회사는 다른 기업이었다. 이런 경우 여성단체가 어떻게 선정됐는지 또 운영 회사는 해당 일을 잘 할 수 있는 회사인지 확인할 자료는 없었다. 이에 대한 결과는 없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판단을 해야 할까. 일을 위한 일을 하는 것이지 실제 기업들에게 도움이 되는 데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이런 일들이 반복해서 진행되고 있으며 매년 예산이 결정돼 집행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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