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참 길다. 어느 날 문득, 안개 자욱한 바닷가에 홀로 앉아 시를 짓고 싶은 날이 있다. 아직 우리 앞에 당도하지 않은 삶을 기다리며 독자에게 다 전하지 못한 지난 이야기를 몇 줄의 글로 남기기 위함이다.

​시절이 하 수상하니 글을 읽을 여유도 없거니와 사람들의 눈에 책보다 좋은 것들이 너무 많은 세상이기에 사람들은 더 이상 돈을 주고 책을 사서 읽어야 하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래도 문학은, 그래도 시는, 그래도 낭송은, 그래도 수필과 소설은 아직은 유효하다. 문학이 도착하지 않은 삶에, 도착할 곳이 없는 삶에 손을 뻗치는 것이라면 낭송은 독자들의 삶에 손을 닿게 하는 실천의 결과이다.

​시를 읽고 낭송을 통해 전율을 느껴본 적 있는가? 없다면 지금이 그 기회일지 모른다.

불볕더위가 사람을 지치게 하는 여름, 남명 조식 선생의 경의사상과 실천인문학을 기리고, 남명 문화제와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며, 시낭송 문화의 저변확대를 위한 제1회 전국 남명 시 낭송대회가 남명정신문화원(이사장, 법륜스님)주최로 문화예술의 도시 경남 김해에서 열린다.

참가접수 마감은 8월 20일까지이며, 본선대회일시는 10월 24일 오후 2시 본선 진출자로 선발된 30명이 김해문화원 대강당에서 결선 낭송을 치른다.

가을을 기다리는 가슴으로 수준 높은 시 낭송의 진수를 안기고 싶거든 김해로 가라. 바람을 만나고 별을 만나고 사랑을 만나고 대한민국 낭송 최우수상에 빛나는 연당 김태근 시인의 낭송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최고의 낭송을 함께할 기회, 그리고 가을도 곧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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