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상호 논설위원

정부의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철폐등의 정책에도불구하고 청년들의 경제 여건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첫 취업의 절반은 1년 이하 계약직인데 여러 곳에 빚을 진 청년은 130만 명을 넘었다. 이런 어려움은 청년들에게 한탕주의식 로또와 코인과 가상부동산등에 눈을 돌리게 만드는 한 요인이 됐다. 20대 가구주의 월평균 로또 구입비는 2019년 295원에서 올해 4배인 1224원으로 늘어났다. 상반기 청년세대가 새로 만든 가상화폐 계좌는 343만 개에 이른다. 일을 배우고 미래를 설계해야 할 청년들이 위험한 투자에 기대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통계청에 따르면 졸업 후 처음 가진 일자리에서 1년 이하 계약직 비중은 올해 47%였다. 불과 6년 전 20% 선에서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급증했다. 좋은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이 늘고 있다. 지난해 일도 공부도 구직도 하지 않는 청년을 지칭하는 ‘니트족’은 처음으로 170만 명을 넘었다. 이들 중 일부는 은둔형 외톨이로 방치된다. 사회에 첫발도 딛기 전에 노동시장에서 배제되는 것이다. 이렇게 방치된 일부 청년들은 자포자기의 상태에서 현실을 비관 하기도 하는 사회에 또다른 악을 뿌리 내리게 하고도 있다.

외로움'이 우리 사회의 위기와 맞닿아 있는 이유는, 이 시대의 가장 취약한 계층의 사람들이 호소하는, 배제되지 않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 대해 정치적 악용이 만연하기 때문이다. 정치가 세대 간, 남녀 간, 계층 간 분열을 끊임없이 조장하면서 정작 이들의 '존엄한 삶'에 대한 해결 방안은 뒷전으로 밀렸기 때문이다.이러한가운데 청년들은 일자리와 소득은 부족한데 빚만 늘어난다. 20, 30대 다중채무자의 부채는 6월 말 150조 원으로 2019년 말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폭등한 집세와 생활비, 이자가 빚을 늘렸다. 한국경제연구원 조사에서는 청년 75%가 ‘월급이 물가보다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탈출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은 ‘빚투’ 유혹에 쉽게 빠져든다. 이 과정에서 손실을 보면 다시 빚을 내고, 결국 다중채무자로 전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부모새대와 잦은마찰도 이어지고있고 부모를 부양한다는 생각은 할수도 없다.

지금 세대의 부모들은 자녀로부터 부양을 받지 못하는 세대가 된 셈이다.

정부는 매년 30조 원씩 일자리 예산에 투입했지만 성적표는 초라하다. 청년 4명 중 1명이 실업자인데, 농,어촌과 조선업 등 일부 업종에선 일손 부족으로 공장 가동조차 어렵다. 채용을 가로막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을 해소하고, 일자리 미스매치(수급 불일치)를 해결하도록 맞춤형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눈높이를 낮춰 취업한 청년들에게 파격적인 지원책도 내놓아야 한다.

청년들은 학력과 스펙을 쌓아도 일터가 없고, 일을 많이 해도 부모 세대만큼 벌기 어렵다. 이들이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투기에 쉽게 빠져들면 나라의 미래가 없다. 이들에게 기회의 사다리를 다시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다. 정부는 재정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민간의 활력을 높여야 한다. 인간은 일을 하기위해 존재하는 생명체이다.

한국 사회에서 페미니즘이 양성평등을 통해 남녀 모두의 인간 해방을 이루어나가는 운동으로보다는, 힘없고 외로운 청년들을 자극하는 분열의 포인트가 되어버린 과정에, 이를 자극해온 정치세력이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의 메타버스등 산업 변화에 걸맞은 청년 일자리 대책을 시급해 내놓아야 할 이유 이다.

대선과 정치의 계절, 후보들은 자신을 바라봐 달라고 한다.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정치는 시민들로 하여금 그들의 삶을 누군가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정치, 따뜻함과 돌봄이 있는 정치이다. 노동과정에서, 교육에서, 공동체와 시민사회와의 소통 등에서 배제되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하여, 자신들이 관심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정치가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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