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악화일로다. 위중증 환자가 10000여명으로 연일 최고치를 경신했고 사망자도 100여명이나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특별방역에 돌입한 지 3주가 흘렀는데도 신규 확진자가 7000명에 육박한다. 방역 당국은 방역조치 강화로 유행 증가세가 확연히 둔화했다며 다음 주 중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안이한 인식이다.당장 병상 대란은 풀릴 기미가 없다. 전국 중증병상 가동률이 80%에 육박하고 수도권은 85%를 웃돈다. 최근 한 달 새 입원 대기 중 숨진 환자가 52명에 달한다. 방역 당국이 그제 다음 달 말까지 1만개의 병상을 추가로 확보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김부겸 총리는 “하루 확진자 1만5000명까지 감당할 대책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뒷북대응이지만 이마저도 미덥지 않다. 실제 운영까지 최소 3주가 걸리는 데다 1200명의 의료인력으로 추가병상을 제대로 가동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에 앞서 “1만명의 확진자가 나올 것에 대비했다”고 했지만 희망고문에 그쳤다.전파력이 센 오미크론 변이의 기세도 무섭다. 감염자가 이달 초 첫 확진자 발생 이후 3주 만에 250명에 육박하고,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꼬리를 물고 있다. 국내에서도 오미크론이 델타를 제치고 우세종이 되는 건 시간문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오미크론 변이가 106개국에서 보고됐고 위험도도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어제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 7만명분 선구매 이외에 추가로 협상 중이라고 했다. 이 치료제는 어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사용승인을 받았는데, 입원·사망 등 중증화 위험을 88% 낮춰 오미크론과의 싸움에서 ‘게임체인저’ 역할이 기대된다. 추가물량 확보에 만전을 기해 과거 조기 백신도입 실패로 화를 키웠던 우를 범해선 안 될 일이다.이제 말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한 때다. 방역 당국은 병상·의료인력 확충 계획을 차질 없이 빠르게 실행하고 촘촘한 방역망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김 총리가 “방역지원금과 손실보상이 신속하고 두텁게 지원될 수 있도록 총동원하고 있다”고 했지만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자영업자들은 그제 시위에서 영업제한·방역패스 철폐를 요구한 데 이어 다음 주 전국적인 동맹휴업에 돌입할 태세다. 정부는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속도감 있게 집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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