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이 건실해야 집권층의 ‘독선’을 막을 수 있고, 국민 신뢰 속에 집권도 가능하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국민 기대에 부응치 못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잦은 실언, 의사 결장의 기민성 떨어지는 중층복합구조의 선대위, 윤 후보와 이준석 당표 간 갈등 등으로 윤석열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급기야 국민의힘 소속 의원 전원이 맡고 있던 당직을 내려놓고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기로 했다.

그간 윤석열 후보를 추격해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새해 초 공개된 대부분의 조사에서 윤 후보를 오차범위 밖 큰 격차로 추월하거나 근소한 우위를 점하는 초접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부인 문제와 선대위 난맥상에 윤 후보가 주춤하는 '데드 크로스'를 넘어 이 후보가 치고 나가는 '골든 크로스'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석열 후보만 빼고 다 바꾼다는 방침으로 후보가 전권을 갖고 당과 선대위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는 것이다. 만시지탄이다. 국민의힘 내부가 쪼개진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핵관(윤석열 후보 핵심 관계자)’의 하극상 및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계선조직의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하며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내놓을 때 이미 내홍은 깊어졌었다. 국민의힘 내부 갈등 책임이 누가 더 크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절반 이상인 56.7%가 윤 후보를, 31.3%가 이준석 대표를 지목했다는 한 설문조사는 시사하는 바 크다.

설상가상 윤석열 후보의 ‘실언’과 감정적 발언 등은 온건보수충이 지지를 거두게 했다. 지난 7월 정권교체를 목표로 정치권에 뛰어든 뒤 윤 후보는 ‘1일 1실언’이라고 할 정도로 비상식적인 발언을 이어 갔다. 후보의 말 한마디, 메시지 하나도 선대위에서 논의되고 검증된 내용이 제기돼야 한다.

이제 윤 후보가 대선 후보 행보를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는 결국 지지율에 달려있다. 향후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윤 후보의 지지율이 우위를 유지한다면 현 상태가 유지될 확률이 높지만, 지지율이 급락할 경우엔 ‘후보교체론’이 급부상할 건 불 보듯 훤하다. 윤 후보는 지금이라도 선대위는 검찰 조직과는 성격 자체가 다르다는 사실을 재인식하고 선대위의 환골탈태에 고뇌하고 결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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