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일 치러지는 제20대 대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돼 22일간 이어진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등 주요 정당 후보들은 일제히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 논의가 공식화되고 이에 대한 여권의 견제도 본격화되면서 선거판은 한층 더 술렁거린다. 양강 체제를 이룬 이, 윤 후보는 정권 재창출이냐 정권 교체냐를 놓고 피 말리는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현재 판세가 안갯속이어서 단기간에 상대 후보를 곤경에 빠뜨리려는 네거티브 캠페인과 포퓰리즘이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 우려된다.

양강 후보는 여전히 본인과 배우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 공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차 TV토론 이후 양측의 원색적인 비방전은 더욱 거칠어졌다. 공직자의 자질·도덕성과 관련된 의혹은 해소되어야 하지만, 유권자들은 과연 후보와 정당이 국가 미래에 대해 어떤 정책과 비전을 가지고 있는가에 더욱 관심을 갖고 있다. 과장된 공격과 트집 잡기식의 네거티브로는 더 이상 지지율을 견인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제라도 후보들은 시대정신을 직시하고 국가 과제의 해법을 제시하는 수준 높은 정책 선거전을 펼쳐야 한다.

TV토론도 이제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 두 차례 토론 을 벌인 대선후보들은 앞으로 최소 3차례에 걸쳐 더 맞붙는다. 중앙선관위 주관 TV토론은 21일(경제)과 25일(정치), 3월 2일(사회)까지 세 차례 예정돼 있다. 관훈클럽이 제안한 별도의 TV토론도 17일 개최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지난 11일 진행된 2차 토론 역시 지난 3일의 1차 토론과 같은 형식으로 진행되면서 각 후보가 자신의 정책을 충분히 밝히고 상대방 공약의 허점을 드러내는 데 한계를 보였다. 앞으로의 토론에선 밀도 높은 정책 검증이 가능하고 변별력을 높일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이번 선거의 의미는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고 각별하다. 유권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 지친 서민의 삶을 보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 갈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경제성장동력의 재점화 방안과 성장·복지 선순환을 위한 노동·연금개혁, 국가의 안위와 직결된 북핵, 미·중 패권 경쟁 등 각종 난제에 대해 어떤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눈을 부릅뜨고 옥석을 가리려는 유권자의 깨어 있는 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저작권자 © 새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