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이재명 후보가 밀접한 관계였다는 사진과 동영상, 연락처 파일이 김 처장 가족에 의해 구체적으로 공개됐다. 이 후보는 김 처장에 대해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고 해명한 게 무색해졌다.

이날 공개된 자료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5년 1월6일부터 16일까지 10박11일간 호주와 뉴질랜드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당시 사진과 영상이 포함됐다. 김 처장은 딸에게 보내는 영상에서 "나 얼굴 너무 많이 타버렸어. 오늘 시장님하고 본부장님하고 골프까지 쳤다. 오늘 너무 재미있었고 좋은 시간이었어"라고 말한다. A씨는 김 처장과 이 후보가 함께 찍힌 사진 6장도 공개했다. 당시 뉴질랜드 오클랜드 알버트 공원에서 촬영된 사진에는 이 후보와 김 처장이 손을 잡고 나무 기둥을 끌어안는 모습도 담겼다.

김 처장이 이 후보가 성남시장 당선 이전인 2009년 6월부터 이 후보와 교류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증거도 함께 나왔다. 김 처장은 휴대전화 연락처를 엑셀 파일로 만들어서 보관하고 있었는데, 수정 날짜가 2009년으로 되어 있는 이 파일에 이 후보의 연락처가 '이재명 변호사'로 저장돼 있다는 것이 국민의힘 주장이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이 후보의 기존 입장과 배치된 것이어서 이 후보의 도덕성 결여와 관련돼 파문이 확산할 전망이다. 이 후보는 지난 12월 방송 인터뷰에서 김 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몰랐고, 제가 이분을 알게 된 건 경기도지사가 된 다음 기소됐을 때 그분 존재를 알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연말 토크 콘서트에서도 "국민의힘에서 4명이 마치 골프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는데 확인하니까 우리 일행 단체사진 중에 일부를 떼어내서 보여준 것이었다"며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고 김문기 처장을 알 수 있는 위치인데도 모른다고 발뺌하고, 더구나 해외 공무 출장 중 골프를 쳤다는 게 사실로 밝혀졌다. ‘외유성 출장’으로 드러나 공직자 윤리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김오수 검찰’에 일말이라도 파사현정의 사명감이 있다면 여권 대선후보를 향해서도 엄정 수사해 사회정의를 세우길 촉구한다. 검찰은 왜 이 후보가 연루된 의혹을 받는 사건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가. 검찰이 국민의 불신과 외면을 받는 현실이 전혀 이상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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