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노조가 처우 개선 요구를 하며 ‘파업 불사’까지 운운하고 있어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노조가 급여체계 개편이라는 명목으로 요구한 기본급 정액 인상과 성과급 지급 기준 변경, 포괄임금제·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두고 노사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자 노조가 파업을 시사하고 나선 것이다.

노조 공동교섭단은 최근 사측이 2021년도 임금교섭에서 나온 의제를 2022년도 임금교섭에 병합해 논의하자는 제안을 거부하면서 개편안을 요구했다. 노사가 평행선을 그리는 부분은 노조가 휴식권 보장이라는 명목으로 요구한 유급휴가 7일 확대와 기본급 정액 인상·성과급 지급 기준 변경·임금피크제 폐지 등 급여체계 개편안이다.

노조는 휴식권과 관련해 유급휴일 5일 추가, 회사창립일 1일 유급화, 노조 창립일 1일 유급화를 요구 중이다. 급여체계 개편에서는 성과급 재원을 기존 EVA(세후영업이익에서 법인세, 향후 투자금액 등을 차감한 경제적 부가가치)에서 영업이익으로 전환, 기본급 정률 인상에서 정액 인상으로 전환 등을 요구했다.

노측 요구는 상례에 비춰 무리하다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월 노사협의회 협상에서 임금 인상폭을 총 7.5%로 정했다. 큰 폭 인상에다가 기본급 인상 방식을 정액인상으로 전환할 경우 그동안 삼성의 성공 비결로 꼽혀온 성과에 따른 보상 원칙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

노조는 현실을 도외시환 무리한 요구를 자제해야 한다.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생산라인 1개를 신설하는 데 20조원 정도의 대규모 자금이 투자되는 데다 시장 여건에 따라 투자시기를 적극적으로 조정해야 하는 만큼 EVA 기준으로 성과급을 산정해 투자여유금을 미리 확보해둘 필요가 있는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25%를 성과급으로 지급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주주 배당금과 재투자 자금의 중요성을 안중에 두지 않는 태도라는 비판을 받는 주된 이유다.

삼성전자 임직원 평균 보수는 1억4400만원에 이른다. 지난해 성과인센티브(OPI)로 연봉(연간 기본급)의 최대 50%, 목표달성장려금(TAI)으로 월 기본급의 최대 200%(100%씩 상·하반기 두차례), 특별격려금으로 월 기본급의 최대 200%를 지급했다. 이처럼 어느 직장보다 높은 급여를 받고 있음에도 소비자 물가 인상률을 서너 배 이상 임금인상률을 고집하고 있다. 이는 회사야 어떻게 되든 내 배만 채우면 된다는 무책임의 극치라고 하겠다. 노조의 절제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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