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남부 수단(뉴 수단)의 수도(首都)는 주바(Juba)에 있으나 실제 행정수반은 케냐(Kenya)의 수도 나이로비(Nairobi)에 있고, 각 부처 장관 등의 각료들은 케냐와 우간다(Uganda), 뉴 수단 등을 오가면서 독립 일정과 국가 재건 등을 위해 열중하고 있다.

「뉴 수단」은 남부 수단이 독립할 때 사용할 국호이며, 이미 독립 후에 사용할 화폐까지 일부 찍어놓은 상태로 추가분은 우리나라의 조폐공사에 의뢰해 놓고 있다고 했다.

뉴 수단 대통령은 현재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집무 중에 있고, 그의 부인(영부인)은 뉴 수단의 나콰톰(Nakwatom)이라는 아주 작은 마을에서 남·북 수단 간의 전쟁으로 인해 발생된 고아들과 전쟁미망인 그리고 전쟁 부상자 등의 재활교육 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전 회 글에서 밝혔듯이 「뉴 수단」이라는 국가명(國家名)은 앞으로 남부 수단이 독립 후 사용할 임시 국호(國號)이고, 당초 2003년 1월 15일 반독립(半獨立) 형태로 독립한다고 했다.

남·북 수단 대표단은 현재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미국의 중재 하에 협상을 계속하고 있으며, 남북 수단 간 대부분의 이견 사항에 대하여는 원칙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이다.

단, 뉴 수단이 독립한 후에도 3년 내지 6년간의 외교권 행사를 수단이 유지하는 대신 국경 근방에서 채굴한 석유를 그동안 수단의 경제발전만을 위해 사용하여 왔으므로 앞으로 채굴하는 석유 지분 50%를 뉴 수단으로 넘기라는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수단(북부 수단)은 뉴 수단을 분리 독립시켜주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고 있으나 현재 뉴 수단의 요구조건을 모두 수용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독립시켜주지 않고 현 상태를 유지할 경우 연일 일삼는 테러 등으로 골치 아플 뿐만 아니라 내전에 휩싸일 가능성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남·북 수단은 상호 간에 이질적 관계의 매우 골치 아픈 상태에 놓여 있으므로 수단은 결국 남부 수단을 분리 독립시켜주기로 약속하고, 그 방법론과 기술적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지속적인 협상 결과 2002년 10월 14일 경에 양쪽 주장의 합의가 이루어져 양해각서가 작성될 것이라는 보도가 우간다 수도 캄팔라(Kampala)의 텔레비전 방송에서 발표된 바 있다.

남·북 수단이 미국의 중재 하에 양해한 내용은 2003년 1월 15일 남부 수단을 「뉴 수단」으로 독립시켜주는 대신 수단(북부 수단)의 현 대통령의 임기를 향후 5년간 미국이 보장해 주고, 뉴 수단의 외교권을 향후 3년 내지 6년 동안 현재와 같이 수단이 갖게 하며, 뉴 수단은 위 기간이 지난 후 외교권을 찾아와 완전한 국가 즉, 주권국가로 독립한다는 조건 등이다.

다시 말하면, 남부 수단이 뉴 수단으로 2003년 1월 15일 이후부터 짧게는 3년, 길게는 6년 안에 완전독립을 한다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로 2003년 1월의 독립은 반독립을 예고한 셈이다.

이제 드디어 아프리카로 출발할 날짜가 가까워지고 있다.

흔히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아프리카 지역에는 말라리아와 황열병이 만연하여 미리 예방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쯤은 잘 알고 있는 터이다.

먼저 평소 잘 알고 지내는 개인병원(의원) 원장인 K의사를 찾아가 자문을 구했더니 말라리아 예방약은 출발 일주일 전부터 복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K의사(원장)는 약국에 가서 약을 구입할 수 있도록 처방전을 작성해 주었다.

말라리아 예방약은 일주일에 한 번씩 6주간 복용하게 되는데, 어떤 사람은 4주 정도만 복용해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아프리카 사정을 잘 아는 전기한 K원장은 최소한 6주(6회)간 복용을 해야 하고, 귀국 후에도 2주 정도를 더 복용해야 안전하다고 말해 주었다.

그런데 황열병 예방주사 접종에 대해서는 K의사도 잘 모르고 있었고, 사정이 달랐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를 통해 알아보면 될 일을 나는 아둔한 머리였는지 거기까진 전혀 생각을 못했었다.)

할 수 없이 지인의 말만 듣고 출국하는 날 인천공항에 가면 예방접종을 해주는 곳이 있다고 해서 출국하는 날 접종하기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태연하게 아프리카 오지에 나가서 먹을 비상식량으로 라면, 김, 고추장, 멸치, 팩소주, 초콜릿 등과 비상 구급약품 등을 준비했다. 더운 적도(赤道) 부근이라서 옷가지도 반바지와 긴 면바지, 반팔 티셔츠 대여섯 장, 그리고 긴팔 남방 하나, 정장 1벌, 와이셔츠 2장과 넥타이 2개를 챙겼다. 정장은 뉴 수단 정부 고위층과의 면담자리에서 예의를 갖추고자 함이었다.

이윽고 출발일자 10월 1일이 다가왔다.

- 4회에 계속 -

박정봉 칼럼니스트(전)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박정봉 칼럼니스트(전)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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