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310원대가 뉴 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 잡으면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 복합위기가 더 가중되리라는 우려가 크다. 환율 상승세가 수입 물가를 끌어올려 국내 인플레이션을 더 높이는 데다 해외 자본 이탈을 부채질하면서 실물경제와 금융의 복합위기 심화라는 악순환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 오름세를 계속 부추기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서 6월 수입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3.60%나 급등했다. 소비자물가도 치솟고 있다. 6월 상승률은 6%다.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의 ‘세일 코리아’ 또한 뚜렷하다. 올 들어 6월까지 주식시장에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이 국인이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매도한 금액 15조원 4600억원, 이 가운데 3분의1인 5조원을 6월에 팔았다.

주된 이유는 한·미 금리 역전 가능성이다. 금리차를 이용하는 캐리트레이드 자금들이 미리 자금을 빼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6월13일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p 올리는, 이른바 빅 스텝을 단행하면서 기준금리는 2.25%로 뛰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기준금리를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인 6월 0.75%p로 크게 인상해 미국 기준금리는 1.50∼1.75% 수준이다. 그러나 이달 말 0.75%p 또는 1%p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실화되면 2.5~2.75%로 우리의 금리보다 높게 된다.

윤석열정부는 고환율을 저감시키기 위한 정책 대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기축통화국인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 체결이 시급하다. 통화스와프는 금융시장 불안에 대비해 유사시 양국의 통화를 맞바꿀 수 있도록 하는 협정이다. 기축통화를 갖고 있지 않은 한국으로서는 마이너스 통장처럼 급할 때마다 달러화를 빌려 쓸 수 있는 만큼 경제위기의 안전판 역할을 한다.

한·미 통화스와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때 체결된 바 있지만 문재인정부 때인 작년 말에 더 연장되지 못 하고 종료됐다. 그러다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으로 촉발된 글로벌 복합위기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필요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마침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19~20일 한국을 방문한다. 무엇보다 통화스와프 재개 방안에 대한 논의가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외환시장 안정에 대한 논의는 과거 한·미 재무장관 회의 때 마다 논의됐던 사안임을 환기해 당국은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필요성을 주지시키길 당부한다. 한국 경제가 대내외 악재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비상 상황에 처해 있음을 재인식하고 총력 대처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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