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태어나 처음 아프리카 대륙에 왔기에 뭔가 이색적인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면서 살펴보았다.

하지만 이곳도 역시 사람 사는 곳이라는 것 외에 아무것도 특이한 점은 발견할 수 없었다.

아마도 내가 어린 시절부터 각인되어 있는 생각과 평소 가지고 있었던 아프리카 대륙에 대한 선입견을 이제 직접 현지와 왔으니 실제와 대비시켜 보고 싶은 호기심의 발동이일 것이다.

맑게 갰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강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곳 시간으로 낮 12시 40분(한국 시간 오후 6시 40분)경에 나이로비 공항에 기착하여 약 한 시간 동안 머무르면서 이곳 케냐를 방문하는 승객을 내려주고, 우간다를 방문하는 승객을 탑승시킨 후 다시 이륙하여 엔테베공항으로 출발했다.

어느덧 우리 일행을 태운 비행기는 오후 2시 25분(한국 시간으로 저녁 8시 25분)경 바다처럼 펼쳐진 매우 광활한 호수(Lake) 상공을 비행하고 있었다.

이곳은 다름 아닌 우리의 최종 비행 목적지로 아프리카 진주라고 불리고 있고, 아프리카 대륙 중동부에 위치한 우간다(Uganda)의 엔테베 국제공항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

즉, 이곳은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Tanzania) 등의 나라들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그 유명하고 거대한 빅토리아 호수(Lake Victoria) 상공이었다.

기왕에 나온 이야기다 보니 빅토리아 호수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빅토리아 호수는 해발 약 1,100m 높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영국의 탐험가 존 해닝 스피크(John Hanning Speke)가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따서 호수 이름을 명명했다고 한다.

호수의 크기가 이루 비할 데 없을 만큼 방대하여 지름이 무려 4백㎞가 넘는다.

이러한 크기는 우리나라 한반도 이남을 종단하는 크기의 지름으로 상상하면 가히 짐작이 될 것이다.

따라서 어찌나 큰 호수인지 비행기가 호수 상공을 비행하고 있을 때 수면이 잔잔해 보이기는 했으나 마치 바다로 착각할 정도로 광활하여 수면의 끝이 보이지 않았다.

이곳의 빅토리아 호수는 담수어업이 성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어종(魚種)의 수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호수 연안을 접경하고 있는 케냐, 우간다, 탄자니아 3개국은 상당량의 어획고를 올리고 있으며, 이러한 어획고는 그들의 식량자원을 충족하고 있는 거대한 자원의 보고이기도 하다.

한편, 빅토리아 호수는 불규칙한 사변형(斜邊形)의 모양으로 서쪽의 지면과 맞닿은 면(面)을 제외한 다른 면은 굴곡이 매우 심하다.

또한 호수의 물이 매우 맑아 물밑에 위치한 암초를 쉽게 볼 수 있고, 호수 내에는 많은 섬들도 있다고 한다.

아울러 빅토리아 호수의 발원지인 수원(水源)에 대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빅토리아 호수 서쪽에서 카게라 강(River Kagera)과 동쪽에서 마라 강(River Marrah) 등 많은 하천이 흘러들어 오고 있으며, 그 발원지는 백나일 강(River White Nile)으로 원류(源流)는 청나일 강(River Blue Nile)이다.

따라서 청나일 강은 나일 강(River Nile)의 원류로 총 길이가 1,460㎞에 이르고, 수단(북부 수단)의 수도 하르툼(Khartoum, 카르툼이라고도 칭함)에서 범람하는 나일 강 유수량(流水量)의 70%가 이 강으로부터 나온다.

청나일 강은 아프리카 북동쪽 끝단에 위치한 국가인 에티오피아(Ethiopia) 북서쪽의 타나 호(湖, Lake Tana) 근처인 해발 1,800m 지점에서 아바이 강(River Abbai)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런 다음 타나 호와 몇 개의 급류(急流)를 통과한 뒤 골짜기 사이가 좁은 협곡(峽谷)을 이루면서 흐르다 백나일 강에 이르게 된다.

이와 같이 나일강으로부터 유입되어 이루어진 빅토리아 호수는 아프리카 중부지역의 해발 약 1,100m 고지에 매우 넓게 위치하고 있다.

호수의 규모를 보면, 수면 면적으로 기준할 때 69,500㎢에 이르러 상상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매우 방대한 크기이다.

다시 말해서 호수 면적 69,500㎢의 크기를 우리나라 국토의 크기와 비교하여 보면, 한반도 면적(223,600㎢)의 약 1/3 정도의 크기에 버금갈 정도이고, 남한 면적(100,364㎢)과 대비하여 보면, 약 70%에 해당하는 크기이다.

이와 같이 매우 거대하고 광활한 면적을 가진 빅토리아 호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으뜸가는 최고의 크기이자, 세계 두 번째로 큰 담수호이다.

또한 호수의 최고 수심이 83m로 평균 수심은 40m 정도라고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일반 육지와 접한 인근 해안의 대륙붕에 견주어 볼만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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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봉 칼럼니스트
(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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