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물가오름세 속 경기침체를 겪는 스태그플레이션 징후가 짙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세계적인 원자재 값 폭등에다 환율 1300원대가 뉴 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 잡으면서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3고(高) 복합위기를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전문가들도 우리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지리라고 진단하고 있다. 대표적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8월 경제동향'은 국내 경제전문가 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실었다. 전문가들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각각 2.4%, 2.0%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4월 전망치에 비해 0.2%p, 0.5%p씩 하향 조정된 수치다.

KDI도 전문가들의 의견과 궤를 같이했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의 부진이 완화되며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됐지만, 고물가와 대외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요인이 고조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6월 기준으로 반도체(4.2%)와 자동차(7.4%) 생산이 늘며 제조업 부진이 다소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6.3% 오르며 경기 하방 가능성을 재차 키웠다. 소비자심리지수(86.0) 역시 6월(96.4)보다 큰 폭 하락해 향후 소비 회복이 제약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과제는 이처럼 어려운 환경에 처한 한국 경제의 활로 모색이다. 윤석열정부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 인재 양성과 신기술 확보를 통해 기업들이 다시 뛸 수 있도록 경영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민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자양분이다. 기업은 물론 국가 명운을 좌우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년 만에 ‘다보스포럼 2022’를 개최하면서 ‘메타버스’ ‘가상·증강현실(VR·AR)’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털기술 적용방안과 공익을 위한 과학기술 활용 기회를 모색하는 ‘기술혁신’ 분야를 중요한 어젠다로 다룬 이유이다.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를 비롯한 과감한 규제 개혁으로 기업의 자율성을 높여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전제가 요청된다. 정부는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해 ‘퍼펙트 스톰’이라는 미증유의 경제위기 극복에 배전의 노력을 다하길 당부한다. 국내외 불안 여건이 많은 현실에서 현안 대응에 발 빠르게 나서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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