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그 대가는 얼마냐고 물었더니 US $15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one time이냐 아니면 one night이냐고 다시 물었다.

그녀는 입가에 가벼운 미소를 지으면서 one time으로 두 세 시간 정도를 같이 지내주는데, 원하면 더 같이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 같이 있을 때 나에게 보여줄 네 모습을 여기서 잠깐 보여 달라고 했더니 그녀는 쾌히 응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아주 유연한 몸동작으로 허리와 힙(Hip)을 간드러지게 요리조리 돌리면서 아프리카 특유의 춤 모습을 보여 주었다.

정말 춤을 추는 몸동작이 너무 유연하고, 평상시 보지 못한 모습이라서 그런지 남자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어 유혹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몇 살이냐고 물었더니 이제 20살(우리 나이로 21살)이라고 했다.

직업은 콩고(Congo) 여대생으로 학비를 조달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은 제니퍼(Jennifer)라고 하면서 내 양손을 잡아당겨 자신의 가슴에 갖다 대는 등 유혹이 과감해지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 흑인의 피부를 직접 만져보는 기회가 되었는데, 처음엔 징그러운 생각이 앞섰다.

그런데 피부의 살결이 생각보다 매우 부드러웠고, 탄력이 느껴졌다.

이들도 피부 색깔만 다를 뿐 우리와 다를 게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K사장의 말에 의하면, 그녀와 같은 여대생들의 한 학기 등록금이 우리 화폐 기준으로 약 2백~3백만 원 정도로 매우 비싼 편이라 학비를 조달하기 위해 매춘행위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 우간다 사람들의 성문화는 매우 문란해서 정부의 공식발표에 의하면, AIDS에 감염된 사람이 전체 국민의 12%에 달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는 그 두 배 이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AIDS가 무슨 병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문란한 성생활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이곳 아프리카인들이라고 했다.

어느덧 모든 테이블이 술을 마시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고, 무대에서는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제 우리 일행도 거나하게 취기가 올라 있었다.

우리는 콩고 여대생을 ‘인연이 닿으면 다시 만날 수 있을 테니 나중에 다시 보자’고 타일러 보내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의 비즈니스 일정을 위해 잠을 청했지만 이국(異國) 먼 나라에서의 첫날밤을 맞이한 기분이 여정의 피로도 잊은 채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침대에서 뒤척이다 말고 일어나 밖의 베란다로 나가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별이 너무도 총총하게 박혀 있었고, 반짝이는 모습이 곧 내 얼굴에 쏟아질 듯이 보였다.

그리고 매우 가깝게 보이며 반짝이는 이곳 별들의 모습은 아마도 우리나라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보다 대기층의 공해가 덜 가려진 이유일 것이다.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면서도 입원 중이신 아버님 생각, 집안 식구들 생각, 회사 생각 등이 모두 걱정으로 점철돼 잠을 쫓고 있었다.

다시 잠을 청하기 위해 방으로 돌아왔더니 술에 취한 K기술사와 J과장이 여독과 피곤한 탓인지 벌써 코를 골면서 자고 있었다.

혹시나 모를 말라리아 때문에 K기술사는 모기향을 피워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른 일행들은 모두 잠들었는데, 나는 왜 잠이 오지 않을까?

아마도 서울을 떠나올 때 연로하신 아버님의 중환과 부도를 맞은 회사 문제 등에 대한 걱정이 앞선 탓이란 것은 분명하지만 원래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잘 이루지 못하는 버릇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아프리카에서의 첫날밤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설치고 아침 동녘이 밝자 일어났다.

베란다가 있는 밖으로 나와 보니 나보다 먼저 K기술사가 나와서 일출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나도 역시 이곳 아프리카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 6시(한국 시간은 낮 12시 정오)에 일어나 동쪽 하늘을 보았지만 태양이 구름에 가려 떠오르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그러나 비교적 하늘 상공은 매우 맑은 편이었다.

이른 아침의 캄팔라 시내는 아직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차들도 낮 시간대처럼 많이 다니지 않았다.

- 16회에 계속 -

박정봉 칼럼니스트
(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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