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는 ‘숨은 코부아 찾기’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해외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숨은 코브라는 라자두스를 비롯한 북한해커 집단으로 사이버 업계에서 통용되는 용어다.

이들의 해킹을 적발해 무력화하는 프로그램을 아시아, 아프리카 등 6개국에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전 세계를 상대로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미국이 얼마나 예민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움직임이었다. 북한의 사이버 금융역량이 전세계 1위를 기록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펴센터가 발표하는 국가별 사이버 역량지표 2022에서 집계된 순위다.

북한은 사이버 방어력, 해외정보 수집력, 인터넷 정보 통제력 등 나머지 7개 분야에서는 하위권인데 유독 사이버 금융 분야에서만 기형적으로 점수가 높다, 2위를 한 중국조차 이 분야의 점수는 10점대 초반으로 북한 50점의 5분의 1 수준이다. 사이버 금융 분야 점수는 해외 금융기관의 정보통신 기반을 공격하거나 해킹으로 정보는 빼내는 등의 활동을 많이 할수록 높아진다. 조사 대상국인 30개국 중 북한, 중국, 이란, 베트남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모두 ‘0’점을 받았다. 이와 대비되는 북한의 고득점은 불법 사이버 활동이 가상화폐 거래소 공격 등을 통한 금전적 이익 확보에 집중되 있음을 재확인하는 성적표인 셈이다. 각종 경제제재에 코로나19 봉쇄 여파까지 겹치면서 북한은 외화 고갈 상태에 놓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해킹은 이미 악명이 높지만 최근에는 실종 기술을 이용해 더 치밀하게 이뤄지는 게 특징이다. '마우이(Maui)' 라고 불리는 신종 랜섬웨어가 대표적이다. 북한 해커들이 이를 이용해 미국의 공중보건의료 관련 기관들로부터 5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뜯어낸 사례가 7원 연방수사국(FBI)에 적발됐다. 북한은 가상화폐를 쪼개고 섞은 재분배하는 믹서 혹은 텀블러라는 기술도 활용하기 시작했다. 믹싱과정을 반복하면 가상화폐 거래 추적이 어려워진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고위당국자는 북한을 국가를 가장해 수익을 추구하는 범죄조직이라고 불렀다. 북한이 유럽과 아시아의 가상화폐 거래소를 공격해 빼낸 금액은 지난해에만 5000만 달러에 이른다. 탈취한 금액의 3분의 1은 핵미사일 파발에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 사회의 제재도 점차 이 분야를 집중적으로 겨냥하기 시작했다.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도발을 이어가던 북한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일본 열도를 넘는 미사일을 쏜 건 5년만이다. 2017년 한반도 정세를 일촉족발로 몰던 북한이 더 고도화한 핵미사일 무기로 다시 한반도와 동북아, 국제사회를 흔들고 있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화성12형’ 추정 미사일을 자강도 무평리에서 태평양을 향해 정상각도로 발사했다. 마하음속 17배의 속도 970km 고도로 4500여km를 날았다. 역대 최대 사거리다.

주일 미군 전력은 물론 한반도 유사시 미중 전력자산 발진 기지인 괌(3500km)까지 타격하고도 남는다. 한마디로 한미 연합훈련 한미일 연합 대잠수함 훈련에 겁먹지 않는다. 우리 핵과 미사일로 충분히 제압한다. 핵보유국으로서 내 갈길을 가겠다는 시위다. 김정은, 김여정 남매는 이미 한국을 상대로 전술핵을 실제 사용할 수 있다고 노골적으로 위협했다. 북한의 최근 도발이 무기 고도화 시험 차원을 넘어 군병력 대상 실전 훈련이란 분석도 적지 않다. 엄중한 상황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 위협도 변수다. 사회의 안전 경각심은 무뎌져 있고, 정치권은 진영 싸움에 여념이 없다.

일본 NHK가 긴급 특보를 하는 동안 우리 공영방송은 태평스레 토크쇼를 방영했다. 국론이 분열되면 북한의 도발을 막을 수 없다.

 나경택 논설고문​​​​​​​​​​​​​​칭찬합시다 총재
 나경택 논설고문
칭찬합시다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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