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113주년 기념 ‘독립‧민주‧평화 청소년 음악회’가 26일 저녁 7시부터 8시 30분까지 서울 도봉구 창5동 도봉구민회관 하모니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음악회는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이사장 함세웅 신부)’가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여 열렸다. 1부는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기념식’, 2부는 ‘독립‧‧민주‧평화 청소년 음악회’로 진행됐다.

 

안중근 청소년 평화오케스트라(국악관현악단)
안중근 청소년 평화오케스트라(국악관현악단)

독립되거든 고국에 반장(返葬)해다오

함세웅 이사장은 기념식 인사말에서 “오늘 우리는 1909년 10월 26일 그날의 안중근이 되려고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안 의사는 사형집행을 앞두고 동생들에게 “나라가 독립되거든 나를 고국에 반장(返葬)해다오”라고 당부했다. ‘반장’은 ‘객지에서 죽은 사람을 고향으로 옮겨 장사지내는 것’으로 해방된 고국 땅에서 한 점 흙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안 의사는 10월 22일부터 11월 1일까지 하얼빈에 계셨다. 이름 없는 조선 청년의 하얼빈 체류 열하루가 조선을 바꾸었다”면서 “독립 의기가 조선 땅에서 항쟁의 횃불로 타오르게 된 것이다. 안 의사는 민족의 원흉 이등박문(이토 히로부미) 처단을 통해 일본의 동북아 식민 야욕을 세계에 알리고 궁극적으로는 동양 평화를 이루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평화는 공존, 공생, 공영으로 보장된다

2022년 최고 베스트셀러 ‘하얼빈’ 저자 김훈 작가는 인사말에서 “제 소설 ‘하얼빈’은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가 2004년부터 발간하고 있는 27권 분량의 자료집을 재구성한 것이다”라며 “이 자료집이 없었다면 제 소설을 완성할 수 없었다.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40권이 완벽하게 구성될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 정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강변했다.

또한 “안 의사는 적의 법정에서 “평화는 이웃 나라와 민족들이 서로의 자유와 독립을 인정하는 공존, 공생, 공영으로 보장된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의 유고집 ‘동양평화론’에 잘 드러나 있다”면서 “113년이 지난 지금 동양과 한반도의 평화는 다시 위협받고 있다. 하얼빈역의 총소리와 여순 법정에서의 절규가 새롭게 동양 천지에 울리고 있다”고 역설했다.

 

(우)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최형주 회장 (중)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함세웅 이사장 (좌)최창수 논설위원
(우)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최형주 회장 (중)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 함세웅 이사장 (좌)최창수 논설위원

안중근 의사 계급은 최소 대장(大將)이다

안중근(1879~1910) 장군이 1910년 2월 12일 오전 뤼순 관동도독부 지방법원 제5회 공판에서 최후진술을 한다.

“나는 총알 여섯 발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단순한 자객이 아니라 대한의병(大韓義兵)의 중장(重將)이다. 이토는 한일 양국의 친선을 저해하고 나아가 동양 평화를 어지럽힌 극악무도한 장본인에 불과하다. 이런 이유로 나는 그를 제거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희망은 동양의 평화를 이루고, 5대 양 6대 주에 우리 동양인들이 모범을 보이자는 것이다”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쓴 ‘동양평화론’은 동북아 협력의 사상적 뿌리다. ‘동양평화론’은 동양 평화에 바탕을 두고, 한국 일본 나아가 동북아를 아우를 ‘통합과 연대’의 길을 제시한 소중한 글이다.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되새기는 것이 곧 동아시아의 평화와 직결된다.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을 21세기 동아시아 평화공존의 사상적 준거로 삼아야겠다.

“슬프다! 자연의 형세를 돌보지 않고 같은 인종과 이웃 나라를 해치는 자는 마침내 독부(獨夫: 중국 하나라의 걸왕, 은나라의 주왕과 같이 폭정과 주색을 일삼은 포악무도한 군주를 말한다. 맹자는 천심과 민심을 잃고 버림받은 잔인한 도적에 불과한 이런 자들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가 당하는 재앙을 단언코 피하지 못할 것이다” - 동양평화론 발췌.

그로부터 35년 후 일제는 패망했다.

 

최창수 논설위원(서울총괄취재본부장)
최창수 논설위원(서울총괄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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