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대표는“정쟁에 빠져서 정치 보복, 야당 탄압에 국가역량을 소모할 것이 아니고 초당적 정치로 국가적 위기를 넘어가겠다는 결단이 필요하다”며 “민생경제 위기 돌파를 위해서 대통령이 직접 대화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드린다”며 대통령과의 회담도 재차 요구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제안에 대해 “정부 예산안을 두고 여야정이 긴밀하고 꼼꼼하게 살피고 논의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현안을 놓고 대화, 협력하고 머리를 맞대는 일은 늘 필요하고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면서도 “내년 예산안 속에 민생, 안전에 대한 모든 게 담겨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가 검찰 수사를 포함한 지루한 법정 공방의 전면에 서 있는 상황에서 ‘야당 탄압’을 외치는 여론전은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민심에 얼마나 부응할지는 의문이다. 민주당은 싸우면서 쇄신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떠안게 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의 민주당’을 역설했다. 대선 패배 후 3개월 만에 국회의원, 5개월 만에 제1야당의 당권까지 거머쥐었다. 속도전으로 몇 겹의 방탄막을 두른 것이다. ‘개딸’이라는 강경 지지 세력에, 내후년 총선 공천권은 당분간 민주당을 이 대표를 지키자는 단일대오로 뭉치게 하는 핵심 기제다,

요즘 여야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무엇보다 그 수준이 낮아 혀를 차게 된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싸우는 것 자체도 희한하지만 그 내용이 ‘내부 총질’ ‘체리 따봉’ ’푹 찔러’ 등 민망할 정도다. 과거 대통령 주위의 실세들은 경험 경력 능력 품성 등에서 다른 의원들을 이끌만한 역량이 되는 사람이 많았다. 그를 진심으로 따르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과문한 탓인지 현 정권 실세들을 그렇게 따르는 의원은 아직 보지 못했다. 진심으로 그들을 존중하는 사람도 별로 없는 것 같다. 여야를 막론하고 다음 공천을 받으려고 줄을 서 있는 것뿐이란 인상을 받는다. 이렇게 모인 사람들을 ‘오합지졸’이라고 한다.

정의당 이은주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에서 “제1야당 주도의 특검법 발의는 국회의 기능 정지를 불러올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대장동 의혹’ 특검에 부정적 의사를 밝혔다.이 위원장은 특히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가장 가혹한 자들에게 수사를 맡기고 결백을 증명하는 정공법을 택하라”고 쓴소리를 했다. 특검이 아닌 검찰 수사에 맡기라는 취지다. 이어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특검에 대한 찬반 문제로 정기국회가 파행되는 것”이라며 “정의당은 검찰 수사와 공소장을 지켜보고 특검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지금 한국은 경제·안보 위기라는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시급한 현안이 산더미인데 여야는 협치에는 관심이 없고 대립에만 열을 올리고있다.야당이 민생을 외면하고 무책임한 행동을 한다면 국민의 평가를 받을 것은 자명할 것이고 정부·여당 또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국정을 마비시키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것이다.

김상호칼럼니스트
김상호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새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