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출 기업의 내년 1분기(1∼3월) 실적이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25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내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지수(EBSI)는 81.8로 조사됐다.

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기업들이 다음 분기의 수출 경기가 직전 분기보다 악화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수출실적 50만달러 이상 1천268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EBSI는 지난 2분기(96.1) 2년 만에 100 아래로 떨어진 이후 네 분기 연속 기준선을 크게 밑돌고 있다. 기업들은 올해 4분기(84.4)보다도 내년 1분기에 수출 체감 경기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가파른 물가 상승에 대응해 주요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수출 경기가 빠르게 위축돼 EBSI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품목별로는 유럽 LNG선 수요 확대로 수출 확대가 예상되는 선박(146.5)을 제외하고 모든 품목의 지수가 기준선 아래였다. 특히 국제 유가 하락과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석유제품(55.7)과 가전(49.7)의 수출 전망이 가장 부정적이었다.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99.0)은 전기차 수요 증가와 물류난 개선에 힘입어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수출 애로 요인으로는 원재료 가격 상승(23.3%)과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15.8%)이 가장 많이 꼽혔다.

연구원은 "바이어의 가격 인하 요구가 커지고,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기업이 수익성 확보와 경영 전략 수립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수출 여건도 대부분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기업들은 제조원가(71.7), 수출대상국 경기(79.9)가 가장 많이 악화할 것으로 예상했고, 해상 운임이 하락하면서 국제물류(102.3) 상황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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