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역 당국이 해외 입국자 시설 격리를 내년 1월 8일부터 폐지하기로 하면서 지난 3년간 발길이 끊겼던 유커(중국 단체관광객) 귀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화장품을 비롯한 면세점 업계에서는 매출 '큰 손'의 귀환이 실적 회복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경 봉쇄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3년간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다. 중국 해외 입국 여행객의 시설 격리 규제가 폐지되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때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807만명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에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정책 영향으로 오랜 시간 수렁에 빠져 있던 화장품과 면세업계는 반색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대표적으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해외 사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화장품 기업들의 경우 올해 ‘제로 코로나’에 따른 소비 둔화와 봉쇄 여파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LG생활건강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3222억원, 74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42.3%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올해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7% 감소한 4조1924억원, 영업이익은 39.4% 줄어든 2078억원으로 집계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사실상 전면적인 리오프닝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 위드 코로나 전환 후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장의 매출 변화를 기대할 수는 없지만, 기약 없던 ‘봉쇄’가 마무리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점에서 시장에 그 자체로 긍정적인 뉴스인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화장품 업계는 중국의 봉쇄 정책에 따른 중국 내 소비 저하, 단체 관광객과 따이궁 감소로 인한 매출 하락으로 심각한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며 "이에 각 업체들이 해외 시장 영역을 확대하면서 중국 의존도 줄이기에 집중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중국 매출 타격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이라고 했다.

3년째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면세점들도 유커 귀환을 누구보다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중국 방역 규제 등의 여파로 인한 실적 부진을 버티지 못하고, 창립 이후 첫 희망 퇴직을 실시하며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상황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1월 매출은 1조 4501억원으로, 이 중 외국인 매출은 1조 3010억원에 이른다. 일본과 동남아 여행객의 방한 수요가 급증하며 면세점 총 매출은 9월(1조 8856억원)과 10월(1조 7682억원) 코로나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중국 보따리상, 일명 ‘따이궁’의 발길이 줄어 객단가는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월매출 2조 원을 훌쩍 넘기던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회복되려면 유커들의 귀환이 절실하다.

면세점업계는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매출의 30~40%를 수수료로 떼가는 따이궁 대신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유입되기를 내심 기대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사태 이후 따이궁을 통해 한때 면세점들이 호실적을 내기는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최종 소비자인 유커가 면세점을 찾는 게 바람직한 구조”라며 “일단 중국 봉쇄정책이 서서히 풀리는 조짐 자체가 리오프닝 수순이라고 보고, 손님맞이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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