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약 반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 중이다. 증시 부진과 올해 경기 침체 우려 등 불확실성에 안전자산 금으로 투자자 시선이 쏠리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달러 약세 기조가 나타나면서 올해 금값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5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4일 기준 국내 금 한돈의 시세는 32만6500원이다. 전월 동기 대비 2만6000원(8.65%) 오른 수준이다. 또 다른 금 거래소 금시세닷컴에서도 순금 한돈을 사려면 32만3000원이 필요하다.

국제 금값은 6개월 만에 달리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09%(19.90달러) 오른 1846.10달러에 거래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6월16일(1849.90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금값은 실질 금리 인상과 달러 상승, 인플레이션 삼중고 압박에 1630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특히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끝내고 금리 인하로 전환할 수 있다는 피벗(pivot·정책 전환) 기대감이 가시화된 11월쯤부터 반등세로 돌아섰다.

고찬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은 실질 금리와 달러 영향을 많이 받는 상품"이라며 "미 기준금리 인상의 연내 마무리 기대감이 커지면서 최근 금값이 상승 중"이라고 분석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둔화되면 달러가 약세 전환되고 채권 금리의 상한선도 제한되면서 달러·채권 대비 금의 매력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량도 늘어나고 있다. 달러조차 약세를 보이면서 금이 안전자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김소현 연구원은 "환율과 물가 불안정,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신흥국 중앙은행 중심으로 금 매입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금이 안전자산 역할을 할 거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값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금값을 압박해온 금리·달러·물가 이슈가 완화되면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승 사이클을 탈 수 있다는 전망이다. 고찬영 연구원은 "올해 원자재 톱픽으로 금과 산업금속을 제시한다"며 "1분기엔 금리 인상 사이클이 아직 끝난 게 아닌 만큼 변동성이 있겠지만 하반기 이후로는 더 상승 여력이 크겠다"고 예상했다.

 

 

저작권자 © 새한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