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지니고 있지만,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친환경·스마트 선박 기술 투자와 가치사슬 보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조선 산업의 가치사슬별 경쟁력 진단과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재작년 기준 우리나라 조선 산업의 종합 경쟁력은 100점 만점에 86.7점으로 전세계 1위였다.

연구개발(R&D)·설계, 조달, 생산, 애프터마켓(AM)·서비스, 해운·에너지산업 수요 등 5단계 가치사슬별로는 일부 분야에서 주요 경쟁국에 비해 다소 뒤처졌다. R&D·설계(89.1)와 생산(91.9)은 모두 1위를 차지했지만, AM·서비스(79.0)와 수요(81.0)는 중국, 일본에 비해 낮아 3위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종합 경쟁력 점수도 2위인 일본(84.6), 3위인 중국(84.0)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선종별로는 가스운반선, 컨테이너선 경쟁력이 중국, 일본, 유럽연합(EU)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벌크선 경쟁력(78)은 중국(94), 일본(89)보다 열위였고, 유조선(86)도 중국(90)에 밀렸다.

산업연구원은 "2021년 이후 우리나라 조선 산업은 장기 불황을 딛고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회복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다만 중국 조선소의 LNG운반선 시장 진출이 확대되고 있어 경쟁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가치사슬 단계 중 한국이 강점을 지닌 R&D·설계 부문의 친환경·스마트 선박 관련 기술 개발과 인프라 확충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환경·스마트 선박의 기자재, 시스템, 플랫폼을 적극 개발해 조달 부문 경쟁력을 높이고, AM·서비스 부문은 환경 규제에 맞춰 선박의 생애주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수리·개조 분야 조선업체를 육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박 수요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내외 선주와의 유대를 강화하고 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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