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수요 둔화와 주요국의 경기 회복 지연으로 반도체 등 주력산업의 수출 둔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연구기관들의 분석이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산업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등과 '연구기관 수출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역대 최대 반도체 수출액을 기록한 데 따른 역기저효과와 글로벌 IT 경기의 둔화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도 세계 경제 둔화와 반도체 산업 경기 악화가 올해 수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통화 긴축 기조로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시장 심리가 민감해져 수출 경제 활력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금리 인상으로 올해도 미국, 중국과 아시아 주요 수출 상대국의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기관들은 이러한 대외환경을 고려할 때 한국이 단기간 내에 수출 성장률을 플러스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회의를 주재한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올해 비교적 양호한 경제 성장이 기대되는 중동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며 "수출 활성화를 위해 모든 수단과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수출 현장을 발로 뛰며 규제·투자 애로 해소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7개 자유무역지역 관리원장과 함께 긴급 간담회를 열고 우리나라의 수출 전진 기지인 자유무역지역을 총력 지원해 올해는 작년보다 10% 많은 22억달러의 수출 실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민관합동 'KF(자유무역지역) 수출투자확대지원단'을 꾸리고, 수출 현장의 애로 해결을 위해 24시간 투자지원콜센터와 기업과의 SNS 소통 채널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수출용 제조공장 확대와 기술 사업화 지원, 대규모 전시·수출 상담회 지원에도 215억원을 투입한다.

산업부는 이날 석유화학업계와도 실무간담회를 열고 친환경 기술 개발과 규제 정비를 지원해 수출 경쟁력을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업계는 지난해 LG화학[051910] 열분해유 생산 시설, 에쓰오일(S-OIL) 샤힌 프로젝트를 포함해 국내 사업의 친환경 전환과 설비 신증설에 2조4천억원을 투자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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