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역과 매우 근접하여 전혀 다른 양상의 석회암(limestone)이 분포 발달되고 있는 암체(岩體)가 발견되었다.

이 지역은 거의 순수한 방해석(方解石, calcite)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변성퇴적암류에 협재되어 있는 것으로 사료되었다.

본 암 중에는 여러 개의 구조대(structure zone)와 절리(fissure, joint)가 발달된 선을 따라 열수용액(hydrothermal solution)이 상승하면서 교대변성작용(metasomatism)으로 스카른(skarn) 형태의 금속광체를 형성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남부 수단 정부 요인이 이 지역은 과거 벨기에(Belgium)에서 탐사와 채광작업을 수행하였으나 원주민이 그들을 몰아냈다고 했다.

어떻든 벨기에에서 채굴했다고 주장하는 채굴적이 여러 곳에서 관찰되었다.

지금까지 나루스(Narus) 지역의 금광상 조사에 대한 간략한 전문적 내용을 기술했지만 전 자원부장관의 호언장담했던 말에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현장 상황을 확인한 우리는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 자원부장관은 엊저녁에 땅바닥을 발로 헤치기만 해도 금이 나온다고 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와 K기술사는 그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금광상 부존 가능성이나마 긍정적으로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있었다.

특히 나와 K기술사는 이곳에 출장 오기 전에 국내에서 이 문제를 A사 관계인과 논할 당시 남부 수단 측으로부터 전송문(facsimile)을 보내왔는데, 우리가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엄청난 희망을 주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의심은 했지만 희망적 기대를 저버릴 수가 없었다.

나와 K기술사는 전 자원부장관의 허구와 그의 말을 믿고 이곳에 처음으로 직접 방문하여 우리와 함께 조사에 임한 코만도 쿨 국무총리 그리고 촐 재경부장관에게 머리를 좌우로 흔들면서 우리의 기대에 어긋난다고 말해주었다.

A사의 K사장과 이곳의 사업 파트너인 무스타파도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전문가가 아니었기 때문에 남부 수단 측의 말을 액면 그대로 신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더운 아프리카 지역 이국땅까지 엄청난 경비를 들여 찾아왔는데, 크나 큰 기대가 무너져 내리는 것에 허탈감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나루스 지역에 대한 금광 발견의 기대를 접고, 카포에타(Kapoeta)로 이동했다.

평원지대에 비교적 큰 마을이 나타났다.

쿨 총리는 이곳을 시(市, City)라고 불렀다.

그들은 시라고 말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일컫는 시만큼의 규모로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매우 초라한 시골 동네로 생각해야 맞는 표현이다.

코만도 쿨 총리는 과거에 이곳 카포에타에는 약 3,000여 명의 시민이 살았지만 계속되는 전쟁으로 많은 시민이 죽거나 다른 장소로 떠나버렸고, 지금은 거의 폐허가 된 곳이라고 했다.

건물은 매우 낡았으나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콘크리트 구조물 건물이 여러 곳에 산재되어 있었다.

건물 벽에는 전쟁의 흉터인 총탄 흔적들이 곳곳에 나 있었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목초지역에 소와 염소 그리고 양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는 모습이 보였다.

허름한 건물 앞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더위에 지쳐 있었고, 따가운 햇볕에 많은 땀을 흘려 목이 탔다.

많은 원주민들이 외지인인 우리를 보자 운집하기 시작했다.

군복을 입은 장교인 듯한 사람들이 꽤 있었고, 그들은 모두 코만도 쿨 총리와 촐 장관 등에게 다가와 경례를 하고, 악수를 하거나 포옹을 하면서 그들만의 토속어로 인사를 나누었다.

일반 병사들도 많았는데, 사병 하나가 총리에게 저벅저벅 걸어오더니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이 참으로 우습기 짝이 없었다.

우리나라 군인과는 달리 절도가 없는 것으로 보아 제대로 된 제식훈련을 받지 않은 군인 같아 보였지만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훈련은 받았을 것이다.

일반 주민들도 우리를 보러 왔는지 모여 들기 시작했다.

성인들은 그런대로 옷을 입었거나 천으로 된 것을 걸치고 있었지만 벌거벗은 아이들도 꽤 많았다.

아마도 원주민들은 우리 일행을 볼 때 자신들과 다르게 생긴 모습에 따른 호기심 발동으로 모여들었을 것이다.

- 38회에 계속 -

박정봉 칼럼니스트(전)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박정봉 칼럼니스트                                    (전)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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