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원/달러 환율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여파 속에 혼조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 10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9원 오른 1,303.7원을 나타냈다. 환율은 3.7원 내린 1,298.1원으로 개장했으나 이내 상승세로 방향을 바꾼 뒤 1,300원대 초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SVB 사태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강도가 약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며 달러화가 급락하며 환율에 하락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

전날에도 원/달러 환율은 22.4원 급락했다. 당초 시장은 연준이 이번 달 '빅스텝'(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밟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SVB 파산 사태 이후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리거나 아예 동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연준이 이달 금리 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며 미국 2년 국채금리와 달러화가 급락했다"며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역외를 중심으로 '롱스탑'(달러화 매수 포지션 청산) 물량이 소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간밤 뉴욕증시도 혼조세로 마감, 우려했던 '블랙 먼데이'를 피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0.50포인트(0.2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5.83포인트(0.15%) 각각 하락했다. 이에 비해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만 49.96포인트(0.45%) 올랐다. 다만 수입업체의 저가 매수성 결제 수요는 환율에 상승 요인이다.

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경계심도 환율 하락 압력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같은 시간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78.23원이다.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968.71원)에서 9.52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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