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이야기 나와서 생각나는 것이 있다.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과거 오래 전에 들은 이야기다.

어느 제화(신발) 회사에서 두 명의 직원을 아프리카에 대한 사업진출 타당성을 조사해오도록 출장을 보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출장을 다녀와서 그 결과를 복명했는데, 한 사람은 전혀 사업성이 없다고 보고했고, 다른 한 사람은 그 반대로 사업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그러나 두 사람이 서로 다르게 복명한 이유는 단 한 가지로 동일한 대답이었다고 한다.

그 대답은 바로 “아프리카 사람들은 한 사람도 신발을 신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였다고 한다. 보는 시각과 생각하는 방향의 차이에 따라서 긍정과 부정의 결과로 극명하게 교차되는 매우 의미 있는 복명으로 여겨지는 대답이다.

혹시 우리의 사업성도 그런 것이 아닐까 다시 생각해본다. 우리 일행은 차를 몰아 다른 마을에 도착했다. 먼저 찾고자 하는 사람이 이곳에 있다고 해서 그를 찾아 차에 태우고, 다시 제2의 금광이 있다는 장소로 향했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을 지나고 있는데, 코만도 쿨 총리가 가는 곳마다 지하에 금이 있다고 자랑해서 나는 그냥 그러냐고 대답하면서 웃고 말았다. 

평원을 지나가는 길목에 다른 곳에서 보지 못했던 집단 마을을 발견했다. 초원 위에 가시나무로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었고, 울타리 안에 적게는 약 20여 채, 많게는 50여 채의 집들이 있었다.

이러한 마을은 수도 없이 많았는데, 쿨 총리가 이것은 마을이 아니라 울타리 안의 사람들이 모두 한 가족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한 집에 한 사람씩만 기거해도 한 가족이 최소한 20여 명 내지 50여 명에 달한다는 의미가 아닌가!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이곳 원주민에 대해 쿨 총리가 전해준 말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남부 수단(뉴 수단)의 부족은 38개 종족을 가지고 있으며, 이렇게 평원의 목초지에서 함께 생활하는 부족민의 숫자는 약 50만 명에 이른다.

원주민 중 일부는 목초지에서 가축(소, 양, 염소 등)을 길러 생계를 있고 있으나 대부분의 원주민들은 굶주림에 허덕이면서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집의 모양은 네 개의 기둥을 세우고 기둥 중간 위치(약 1m 남짓 되어 보임)에 나뭇가지 등으로 침상을 만들어 그곳에서 잠을 자고 생활을 한다. 지붕은 갈대 잎 같은 풀잎을 엮어 돔(Dome) 형식으로 위를 뾰족하게 덮어 놓았다.

쉽게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시골 원두막 같이 생긴 모양과 크기가 거의 비슷하다. 이렇게 집을 짓고 집 주위를 가시나무로 울타리를 둘러친 이유는 밤이면 하이에나 같은 맹수가 침입하여 사람을 잡아가기 때문이라고 했다.

가시나무로 울타리를 쳐놓아도 하이에나는 점프력이 좋아 이를 뛰어 넘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런데 어디를 가든지 무덤이 보이지 않았다.

이 지역은 어디를 가든지 4~5 종류의 동일한 나무들이 자라고 있었으나 별로 크지도 않으면서 모두 가시가 돋아나 있었다.

거의 대부분 지역의 지면은 흙과 모래, 자갈 등으로 형성되어 있어서 순순한 토사는 보기 힘들었다. 특히 지면은 메말라 있어서 매우 단단한 편이었고, 지면에는 수분이 없는 탓에 풀이 자라지 못했다. 이러한 지형지세와 나무들의 형태 등이 모두 사막지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곳을 방문하기 전까지는 사막이라고 하는 것은 풀 한 포기 없는 허허벌판의 모래사장만을 연상했었는데, 실상은 이런 곳도 바로 사막지대였다.

전언에 의하면, 나무들이 모두 가시가 돋아 있는 이유는 초식동물들이 나뭇잎을 뜯어 먹기 때문에 자기보호 차원에서 진화된 것이라고 했다. 광활한 평원 속에 간혹 하천이 있었지만 거의 물이 보이지 않았다. 워낙 매 마른 대지여서인지 풀은 보이지 않았지만 작은 나무들도 뿌리를 매우 깊숙이 박고 있었다.

- 42화에 계속 -

박정봉 칼럼니스트                                   (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박정봉 칼럼니스트                                   (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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