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식과 가공식품 등 먹거리 가격이 잇따라 인상되며 물가 안정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들어 빵·과자·아이스크림·생수 등 가공식품에 이어 햄버거·치킨 등 외식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외식·가공식품 등 먹거리는 지난해부터 공공요금과 함께 전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이다. 2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지수는 115.45로 지난해 동월보다 7.5% 올랐다. 지난해 외식 물가 상승률은 가파르게 올라 9월에는 9.0%까지 치솟아 1992년 7월(9.0%) 이후 30년 2개월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가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0월 8.9%, 11월 8.6%, 12월 8.2%에 이어 올해는 1월 7.7%, 2월 7.5% 등으로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런 분위기에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8%로 지난해 4월(4.8%) 이후 10개월 만에 4%대로 내려와 물가 둔화 흐름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빵·과자·아이스크림·생수 등 가공식품에 이어 햄버거와 치킨 등 외식 가격이 줄줄이 올라 물가 둔화가 지속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교촌치킨 운영사인 교촌에프앤비[339770]는 다음달 3일부터 소비자 권장 가격을 최대 3천원 올리기로 했다. 간장 오리지날 제품 가격이 1만6천원에서 1만9천원으로 올라 인상률이 18.8%에 달했다.

최근 햄버거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버거킹이 이달 10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2% 올렸고 지난달에는 맥도날드와 롯데리아가 일부 메뉴 가격을 평균 5.4%, 5.1% 각각 인상했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에도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또 지난달 하이트진로는 음식점·술집 등에서 판매되는 수입주류 출고가를 평균 15.9% 올렸고 하이네켄코리아도 업장용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9.5% 인상했다.

외식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이제 서울에서 냉면이나 비빔밥을 사먹으려면 1만원 넘게 든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냉면 평균 가격은 지난해 동월보다 7.3% 오른 1만692원에 달했다. 비빔밥은 8.7% 오른 1만115원이다. 자장면은 6천723원, 삼계탕은 1만6천115원, 칼국수는 8천731원 등이다.

외식 뿐만 아니라 빵·과자·아이스크림·생수 등 가공식품 가격도 줄줄이 올라 먹거리 부담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 남양유업[003920]은 내달부터 두유 7종의 출고가를 평균 4.7% 올릴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롯데제과가 만두 등 일부 냉동제품 가격을 5∼11% 올렸고 SPC삼립과 파리바게뜨 등도 제품 가격을 올렸다. 롯데제과와 빙그레, 해태아이스크림 등은 아이스크림 가격을 올렸고 제주삼다수 등 생수 가격도 올랐다.

정부는 식품기업들에 원가를 절감해 가격 인상 요인을 자체 흡수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등의 부담으로 가격 인상이 추가 단행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식품기업 관계자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일단 가격 인상 요인이 있음에도 자제하고 있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이 꽤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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