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지만 들은 이야기를 적어보면 다음과 같으며, 혹시 잘못되었거나 다른 점이 있다면 독자제현께서 바로 잡아주시고 이해해주기 바란다.

성경에 의하면 야곱의 아들 중 요셉이 있다.

요셉이란 이름이 협잡, 사기 등의 뜻을 가진 말이므로 하나님이 요셉에게 계시를 통하여 이름을 이스라엘로 개명하라고 했다.

그래서 요셉은 이스라엘로 개명을 했고, 그는 아들 셋을 두었는데, 어느 날 술을 잔뜩 마시고 벌거벗은 채로 낮잠을 잤다.

이때 둘째 아들이 아버지가 벌거벗고 낮잠을 자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그 광경이 너무 우스꽝스러워서 형과 아우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이를 본 형은 막내를 시켜 빨리 이불을 가져오도록 해서 아버지의 모습을 감추었다.

잠에서 깨어난 아버지(이스라엘)는 3형제가 행한 사실을 알게 되어 하나님에게 기도를 하면서 간증을 하였는데, 장남은 아버지의 모습을 이불로 덮어 주었으므로 하나님의 뜻을 받드는 사람이니 축복을 내려달라고 했고, 둘째는 아버지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감추어주지 않고 형제들에게 와서 보라고 하는 고자질을 했으므로 저주를 내려달라고 했다.

그리고 막내는 형의 뜻을 받들어 이불을 가져왔으므로 축복도 저주도 주지 않았다.

그래서 하나님은 장남에게 축복을 내려 서양인인 백인을 만들었고, 차남은 저주를 내려 흑인을 만들었으며, 지금의 저주 받은 땅이 바로 아프리카이다.

마지막으로 막내는 동양인인 황인종이다.

우화로 만들어진 말이겠지만 조물주가 인간을 창조할 때 흙으로 빚어 가마에 넣어 불로 구웠는데, 처음에 만든 사람은 덜 구워져서 흰색깔의 백인이 되었고, 두 번째는 너무 구워 까맣게 타서 흑인이 되었으며, 마지막으로 알맞게 구워져 만들어진 사람이 황인종이 되었다는 이야기와 서로 다른 면이긴 하지만 일맥상통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의학적인 말에 의하면 흑인에게는 멜라닌(Melanin, 검은 색소)이라는 성분이 많아서 피부가 검다고 한다.

당초 멜라닌 색소는 햇빛을 보면 검게 변하였는데, 종족번식이 반복되다 보니 유전자가 생성되었다고 한다.

어떻든 나는 이곳 뉴 수단이야말로 이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저주의 땅이고, 이곳에서 태어나 살고 있는 국민은 인류역사상 가장 저주받은 국민이라고 생각되었다.

내일(7일) 오전 11시에 경비행기가 우리를 태우러 이곳 나콰톰(Nakwatom)으로 오기로 했다.

점심식사를 하고 어제까지의 피로를 풀기 위해 오후에는 좀 쉬기로 했다.

그래서 숙소 침대에 누워 쉬려고 했으나 후텁지근한 날씨 때문에 참을 수가 없어서 다시 밖으로 나와 나무 그늘에 앉았다.

자연스럽게 또 다시 우리 일행은 뉴수단 정부요인들과 자리를 같이 했다.

이곳은 우간다 캄팔라(Kampala)보다 위도 상 북쪽으로 약 5도 정도 위에 있고, 빅토리아 호수를 이루는 나일강 상류지역에 해당되므로 해발고도도 더 높을 텐데 왜 더 무더운 곳인지 궁금했다.

한낮의 기온은 35도를 웃돌았다.

이렇게 더운 지역에서 금광조사를 다니는 동안 짧은 소매의 티셔츠를 입어서인지 양 팔뚝의 피부가 벌겋게 익어 후끈거렸다.

황열병 예방주사의 후유증으로 온몸의 몸살기는 더욱 심했다.

나는 이곳을 방문한 기념으로 수첩을 꺼내서 영부인과 총리 그리고 재경부장관에게 사인(signature)을 해달라고 부탁했더니 모두 쾌히 승낙하고 해주었다.

그 중에서 영부인이 작성한 내용을 여기에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It was gratify for you to visit our country.

We are very happy to have you with us.

My name is Rebecca Nyandeng de Mabior.

밑에다 서명을 하고 ‘7/10/02’이라고 써 주었다.

쿨 총리는 내년 1월 독립기념식에 우리를 초청하겠다고 했다.

내가 초정을 받고 이곳에 다시 오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그의 호의에 감사를 표했다.

나는 K사장이 대표로 참석하면 되겠다고 했다.

그리고 뉴수단과의 첫 사업이 잘 이루어져 좋은 결과를 얻으면 캠코더에 담은 영상이 그동안의 족적으로 기록될 것이므로 K사장은 아프리카 뉴수단의 오지를 개척한 한국인으로서의 첫 위인이 될 것이라고 했다.

- 50회에 계속 -

박정봉 칼럼니스트
(전)서울과학기술대학교 안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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