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9일 국무회의를 텔레비전 생중계로 공개하며 12분간 지난 1년간의 내치와 외교의 결과물을 부각했다. 취임 1주년인 10일 기자회견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터라 사실상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소개하고 소회를 밝히는 ‘대국민 담화’형식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년을 돌아보면,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대립과 갈등이 더욱 극심해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것을 모두 윤석열 정부 책임으로 돌릴 순 없다.

내로남불식,발목잡기식의 더불어 민주당도 자유롭지 못하지만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이를 해소하기보다 오히려 극심한 편가르기, 독선적 행보, 불통으로 상황을 더욱 극한으로 몰아가고 있는건 아닌지 살펴보아야 할것이다.

윤 대통령은 공정과 상식, 통합의 가치를 앞세워 당선됐다.

윤 대통령의 일방적 ‘연설’은 지난해 8월 이후 거듭되고 있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각종 회의의 앞부분이 텔레비전 생중계를 통해 국민에게 전달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불통 행보”라고 비판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을 가볍게 여기지 않길 바란다. 국정의 원동력은 소통에 있다”며 “도어스테핑도, 신년회견도, 취임 1주년 기자회견도 없다. 소통하지 않으면 국민과 단절된다”며 국민과의 소통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금의 정치는 실종 상태나 다름없다. 정치의 근간인 대화와 타협, 대통령의 의무인 국민 통합은 시도조차 보이지 않는다. 여소야대 상황이라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선 야당과의 협치가 필수다. 그러나 취임 이후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지도부와 단 한 차례도 만나지 않았다. 야당은 여당인 국민의힘에 대해선 ‘노골적 당무 개입’ 등을 벌이며 대통령실 출장소 취급하고 있고 집권당인 국민의힘 내부분열의 모습은 집권당의 여당 으로서 정당능력을 상실해가고 있다.내년총선에 적색 신호등일 수 밖에 없다.

정부정책은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이다 강한 반대에 부닥쳐 표류 상태가 된 경우가 많다. 준비 없이 내질렀다 뜻대로 안 되면 야당이나 과거 정부 탓으로 돌리는 게 공식이 됐다. 출범 직후 강조한 노동·연금·교육 등 3대 개혁 과제는 제자리걸음일 뿐 아니라, 방향성도 우려스럽다. 시대착오적인 노동시간 연장 추진에 힘을 다 빼고, 정작 중요한 과제인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취약 노동자 보호를 위한 정책적 노력에는 손을 놓고, ‘노조 와의 갈등하며 이를 노동개혁이라 외치고 있다. 공정과 상식에 어울려 보이지않는 대목이다,다시 돌아가지 않을 것 같았던 권위주의 정부 시절 모습으로 비쳐지는 모습에 국민들은 역시나 검찰공화국이란 딱지를 붙이고있다.

경제,민생 분야는 국민들을 실질적으로 가장 힘들게 하는 대목이다. 가계는 ‘고물가, 고금리’에 쪼들리고, 경제는 급격히 활력을 잃어왔다. 국제적인 외부 변수를 무시할 수 없지만, 정부는 대응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부자 감세 등으로 재정의 대응 능력이 현격히 떨어져 수출 부진에 뒤따르는 내수 부진에도 정부의 역할을 느낄 수가 없다.

출범 초기 막연한 기대감을 보였던 청년층과 중도층도 다 돌아서자, 오히려 더 핵심지지층만 찾는 30% 터널 속 악순환만 거듭한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점은 30%대 대통령이 70%대 대통령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왜 30%대를 벗어나지 못하는지 아프게 돌아봐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도 표정도 읽히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는 이제 겨우 1년이 지났을 뿐이다. 만회할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지난 1년을 냉정히 돌아보며, 국정 기조를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

국민들이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았던 이유가 무엇인지 돌아보아야 할것이다.

                    논설위원김상호
                    논설위원김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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