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틈이 생기면 바람이 들어오고(壁隙風動), 마음에 틈이 생기면 마가 침범해요(心隙魔侵). 틈이 무엇인고 하니 분열이라.”

일본 가서 공부할 때 일본과 미국에 무역 마찰이 있었어요. 일본 사회에서 미국 제품 불매운동이 일어났는데 총리가 NHK에 나와서 미국 물건을 제발 좀 사달라고 해요. 한국에서 대통령이 그렇게 말했으면 난리가 났겠지요. 그런데 일본 사람들은 정치인은 직업상 저렇게 말해도 된다고 하더군요.”

“한국 대통령이 일본에 왜 그런 말을 하느냐, 시시콜콜 따지잖아요. 정치하는 사람들은 (싫어도) 저리 말하는 거다 여기면 돼요. 더 큰 그림을 봐야지요.”

“현실은 현실이고, 과거는 과거라. 친일이다 뭐다 시비만 하고 있으면 진보(進步)가 없어요. 일본군에 처녀 공출되지 않으려고 밤에 이십 리 산길을 넘어가 결혼식 올리는 걸 나는 눈으로 보고 자랐어요. 국가가 없으면 그리 되는 거라. 그러니 그때 왜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는지 돌아보고 다시는 그리 되지 않도록 해야죠. 이조 말기에도 서로 물고 뜯고 하다가 외침을 당한 거예요.

“중국을 적대시해서도, 매달려서도 안 되니 난감하지요. 중국인들 속성은 뭐든지 흡수 통합하려는 거라. 중국화하는 것. 티베트도, 신장도 해방시켜 주겠다며 들어가 죄다 점령해 버렸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정신을 차려야 해요. 중국도 맹수고 미국도 맹수라. 그들을 당당히 대하려면 분열부터 끝내야 해요.”

조계종 종정 성파스님의 말이다.

정치인들과 국민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아 옮겨보았다.

작금의 정치와 사회상을보면 조선 말기와 어쩜 이리도 흡사 한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주요 7국 회의(G7)가 열린 히로시마에서 조 바이든 미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 총리와 다시 만났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지난해 6월, 11월에 이어 세 번째 열린 한·미·일 정상회의다. 정상들은 각자 발표한 성명을 통해 북한 문제, 3국 정보 공유, 경제 공급망과 관련한 협력을 강조했다. 3국의 안보협력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거론됐다고 한다.

이에 앞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2주 만에 다시 회담을 갖고,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도 함께 참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국 회의에서 “한·미·일 3국 파트너십과 인도태평양 지역이 (윤 대통령·기시다 총리) 두 정상의 노력 덕분에 더욱 강력해진다”고 평가했다. 한일 두 정상을 워싱턴DC로 초청,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또 개최하겠다고도 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한미, 한일관계가 정상화되고, 문재인 정부 5년간 사라졌던 한·미·일 3국 협력이 완전히 복원됐다고 할 수 있다. 북한 김정은 정권에 잘못 보일까 봐 3국 협력을 극도로 꺼렸던 문재인 정부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일들이다.

한국은 세계 질서가 급속히 재편되는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NATO, G7 정상회의를 활용하는 적극적인 외교로 전환, 자유사회의 중요한 축(軸)으로 부상하는 교두보를 확보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이 G7의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과 비슷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다 보면, G8 국가가 되는 것도 한낱 꿈만은 아닐 것이다.

한국이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중시하면서도 지정학적 측면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민감한 지역에 있음을 잊지 않는 지혜도 필요하다. 중국은 G7 회의에 맞대응하는 성격의 중국· 중앙아시아 5국 정상회의를 18일 시안에서 개최했다. G7 회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논평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에 당당히 우리의 원칙을 밝히면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협력하는 것이 상호 이익이라는 점을 분명히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를 뒷받침 하기위한 초당적인 협력이 필요함은 당연 하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연일 윤정부의 외교행보를 국민들에게 분열케하고 데모하고 딴지를 거는 모습들은 안타까운 모습들이다.

                  논설위원 김상호
                  논설위원 김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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