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위원 김상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5명이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의 ‘내정 간섭’ 논란 속에서도 중국을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민주당 의원 7명이 또 중국행에 나서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정치권과 외교가에선 민주당 의원의 연이은 방중이 자칫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기회로 이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명백한 국격훼손 행위”라고 비판했고, 민주당 내에서도 “중국의 ‘갈라치기’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부적절한 언행을 둘러싼 논란 속에 비용을 중국 정부가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져 뇌물외유로 더욱 논란이 예상되고 자칫 형사처벌의 대상도 우려 되는 바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도종환 박정 김철민 유동수 민병덕 김병주 신현영 의원 등 7명은 15일부터 18일까지 ‘문화 교류’ 명목으로 중국을 찾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동행하지 않는다. 민주당 관계자는 “두달 전 만들어진 일정”이라며 “중국 정부 초청이라 안 가면 오히려 더 외교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논란을 의식한 듯 “교육 과학 문화 보건 부문 장·차관급과의 면담 등 오롯이 문화 교류를 위한 일정만 잡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소속 김태년 홍익표 고용진 홍기원 홍성국 의원 등 5명은이들보다 앞서 12일~15일 일정으로 중국을 찾았다. 쑨웨이둥(孫衛東)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이들의 방중 첫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은 포기할 수 없는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강조하며 대만 문제와 관련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고 한다. 쑨 부부장은 지난 4월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을 문제 삼은 바 있다. 앞서 싱 대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회동 당시에도 “대만 문제 등에서 한국이 중국의 핵심 우려를 확실히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민감한 시점에 괜히 중국을 찾아가 불필요한 훈계를 듣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하나의 중국’ 이야기는 중국 측이 어느 자리에서든 하는 말이라 크게 의미부여를 하지 않았고, 의원들도 현장에서 따로 대응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김태년 위원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양국이 외교적으로 불편하더라도 경제는 정상 작동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단체 여행 규제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고 하는데 왠지 구걸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조태용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14일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한·중 관계에 대해선 ‘상호 존중’과 ‘공동 이익’이라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에 놓고 건강하게 발전시키자는 것이 정부의 변함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중 관계의 건강한 발전에 도움이 안 되고 역행하는 그런 일들은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명백한 국격 훼손 행위”라며 “중국의 심기를 살피기 위해 ‘조공’ ‘알현’ 외교를 자처하는 민주당을 보며 대체 어느 나라 정당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기현 대표도 페이스북에 “이 와중에 중국 돈으로 어딜 방문한다는 거냐. 제정신이냐”고 썼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한 당직자는 “여론이 좋지 못한 상황에 굳이 중국을 찾아가 또 비난받을 명분을 쌓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외세를 끌어들여 국내 정치에 이용하는 것은 ‘외환의 죄’를 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끊임없이 국격을 떨어트리려 하는 민주당은 대체 어느 나라 정당인가. 중국은 한중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싱 대사의 외교 결례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

아무쪼록 방중중인 더불어 민주당 의원들은 방문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잘 지켜주기를 바라고, 국민들의 자존심도 잘 지켜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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