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 기업 CATL(닝더스다이)이 세계 최대 배터리 재활용 기업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주목된다.

세계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인 CATL이 이제 재활용으로 환경오염을 막는 동시에 핵심 원자재 공급망을 확보해 1위를 수성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30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CATL의 최고 제조책임자인 닝쥔은 지난 28일 톈진 하계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그는 먼저 CATL이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할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CATL은 이미 세계 최대의 전력 배터리 재활용 기업"이라고 규정하면서 니켈·코발트·망간 등의 회수율이 99.3%이고 리튬 회수율도 99.2% 이상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사용 후 배터리를 그냥 버리게 되면 토양 오염으로 이어진다"면서 "재활용으로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광물자원의 공급망을 확보하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CATL의 이런 전략은 배터리와 전기차의 최대 시장인 유럽과 미국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실제 EU는 탄소중립 계획의 일환으로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아예 금지할 예정이다. 2030년이 되면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차 수가 약 3천만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14일 유럽의회는 2031년부터 리튬이나 코발트 등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핵심 원료의 재활용을 의무화하는 '지속 가능한 배터리법'(이하 배터리법)을 통과시켰다.

이 법은 폐배터리 급증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오염에 사전 대비할 목적으로, EU 시장에서 판매되는 휴대전화를 비롯해 전기차 등 산업용에 이르기까지 업계 전반에 걸쳐 배터리의 생애주기를 관리하고 친환경성을 강화하기 위한 규제 조치를 담고 있다.

미국 역시 조 바이든 행정부 주도로 2032년까지 미국 현지 생산 신차의 67%를 전기차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모듈에 일정액의 보조금을 제공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면서 친환경적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닝쥔은 "(유럽의회의 배터리법을 포함해) 중국 아닌 다른 지역에서 그런 법안이 제정되더라도 모두 공정하고 동일한 기준으로 따를 수 있다면 세계적으로 좋은 일"이라면서 CATL 역시 그에 수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CATL이 이미 독일과 헝가리의 배터리 생산 기지에 투자했고 북미의 파트너들과도 협력 중이며, 아시아에도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배터리 생산 과잉 문제와 관련해 "품질 수준이 낮은 배터리 생산은 해당 산업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우려했다.

외신에 따르면 CATL의 작년 매출은 3천286억 위안(약 62조4천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152% 불어났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삼성SDI[006400]·SK온 등 한국 배터리 3사의 작년 매출을 합한 것보다 많았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판매된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1위를 지켰고, CATL과 일본 파나소닉이 2위와 3위에 각각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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