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의 도피 생활 1년 득실(得失)은 어떨까. 이 대표가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제1 야당 대표라는 방패를 들지 않았더라면 그는 진즉 구속됐을 것이다. 민주당 의원들조차 이 대표가 몇 가지 혐의를 받고 있고, 그중 몇 건이 기소됐으며, 앞으로 추가 기소될 것은 얼마나 되고, 현재 무슨 무슨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 국민도 모른다.양파같은 인물이때문이다. 그래도 아직 무사하다. 이게 이 대표 득(得)이라면 득이다.이대표자신 에게 득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무엇보다 큰 사건이 떠올랐다 대선조작 허위 인터뷰다.

이 대표는 "공작도 아닌 조작"이라며 "선량한 시민들이, 상식을 가진 국민들이 이걸 동의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백주대낮에 상식에 반하는 조작을 뻔뻔하게 하려고 한다"며지적했다. 뉴스타파,KBS등의 인터뷰가 조작됐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국민의힘이 이를 대선 공작이라고 규정하며 이재명·민주당 배후설을 제기하는 상황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검찰이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서는 "무슨 명목으로 신학림을 구속하느냐며 "선거법은 공소시효가 지났고, 명예훼손? 누구의 명예를"이라고 반문했다. 어이없는 반문이 아닐수 없다는 생각이다.

제1 야당 대표의 최대 사명은 국민에게 야당이 현 정권의 대안(代案)이라는 생각을 확실하게 심는 것이다. 민주당은 부패 혐의를 받는 소속 의원들 체포 동의안을 줄줄이 부결했다. 이 대표 건만 부결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대안 정당’ 이미지에 이보다 큰 독(毒)은 없다.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을 갖고 있다. 만약 이 대표가 아닌 다른 인물이 당대표였다면 이 절대다수 의석을 어떻게 활용했을까. 여권이 추진하는 정책·법안과 민주당 지지층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법안을 맞바꿀 무기로 삼을 수도 있었다. 그러면 당의 지지 기반이 확대됐을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국민 간 이익 충돌 법안만 골라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데 사용했다.

내년 4월 총선은 중간 평가다. 정권 실적을 심판하는 선거다. 야당에 늘 유리했던 게 중간선거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실적에 국민은 야박하게 점수를 매긴다. 그런데도 여론조사에선 민주당 지지도가 국민의힘보다 높은 경우가 드물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무기한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명분도 실리도 별로 없다. 이젠 단식을 멈춰 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 단식이 엿새를 맞이한 가운데 당내 첫 공개 비판이 나온 것이다.

이 의원은 "공감을 얻기도 어렵고 여론은 매우 냉소적이다. 국민들께서 매우 힘들어하시고 걱정이 많다"며 "민주당 의원으로서 매우 마음이 불편하며 난감하고 착잡하다"고 했다. 이어 "더구나 단식을 응원하고 부추기는 주위 분들의 언동을 보면 아예 절망"이라고 지적했다.이밖에도 지금 민주당이 대표가 단식이란 강경투쟁 방식을 택하면서 비판을 자제하고 있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검찰 수사나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시 부결을 위한 피하려는 '방탄용'이라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한 비이재명계 의원은 "단식이 무슨 소용이 있나, (검찰 수사가 예정된) 9월을 넘겨보자는 것 아니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도있다.이대로 가면 중간선거에서 필패 할 수있다는 계산이다.

’뜬금‘은 예전 곡물의 시장가격을 뜻하는 말이다. 뜬금없음은 그래서 물정 모르고 되는 대로 언행을 내지른다는 뜻이다. 단식이나 후크시마 처리수 논란이 다 민생 모르고 각기 자기만의 세계에만 갇힌 현실무감(無感) 때문이다. 더 긴 말 할 것 없다. 단식은 집어치우고,논란은 접으라. 미래로 내달리기에도 부족한 시간에 이런 뜬금없는 퇴행은 정말로 안 될 일이다.

              논설위원 김상호
              논설위원 김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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